[단독] 보이스피싱 수사 협조했다가 금융사기범 '누명'
[단독] 보이스피싱 수사 협조했다가 금융사기범 '누명' [연합뉴스20] [앵커] 좋은 뜻에서 경찰 수사에 협조했는데 오히려 사기범이라는 누명을 쓰게 된다면 황당하고 억울할 텐데요 실제로 한 40대 남성이 경찰의 보이스피싱 범죄수사에 협조했다가 금융사기범으로 몰려 은행거래가 정지되는 일을 당했습니다 황정현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기자] 이달 초 사업가인 박 모 씨는 수상한 문자메시지 한통을 받았습니다 계좌를 빌려주면 돈을 주겠다는 내용이었습니다 박 씨는 보이스피싱 의심이 들어 즉시 경찰에 신고했습니다 경찰이 박 씨에게 수사 협조를 요청했고 박 씨도 좋은 뜻으로 응해 범행에 가담하는 척했습니다 보이스피싱 일당을 속여 피해자로부터 실제로 2천800만원을 송금받은 것입니다 [박 모 씨 / 금융사기범 누명 피해자] "그(은행) 안에 보이스피싱 조직원들이 몇 명 있었어요 제 번호표 다 알고 카톡 문자로 다 공유했더라고요 " 결국 박 씨 덕분에 경찰은 현장에서 일당 중 한명을 검거했습니다 [경찰 관계자] "(범인에게서) 박00 씨에게 연락이 오는 상태에서 실제로 돈이 송금이 됐고 그 상태에서 현장에서 검거를 했죠 " 그러나 박 씨는 이후 보이스피싱 조직으로부터 온갖 협박에 시달리며 이사까지 해야 했습니다 더 큰 문제는 박 씨가 금융사기범으로 몰려 은행거래 때 불편함을 겪고 있다는 것입니다 피해자가 보이스피싱을 당했다며 박 씨의 이름과 계좌번호를 은행 콜센터에 신고하는 바람에 계좌거래가 정지된 것 박 씨는 은행에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문제 해결을 요구했지만 쉽게 풀리지는 않았습니다 [박 모 씨 / 금융사기범 누명 피해자] "(해당지점에서) 콜센터와 본점하고 이야기한다고 해놓고 부서가 달라서 잘못됐다고 변명을 하는 거죠 " 결국 부산에 사는 피해자가 합의서까지 써주고 경찰이 은행에 공문을 보낸 뒤에야 지급정지가 풀렸습니다 [보이스피싱 피해자] "제가 도와줄 수 있는 것은 합의해서 은행에 묶인 걸 해제해주는 방법 밖에 없잖아요 그래서 올라가서 합의서 쓰고…" 해당 은행 측은 오해가 있었다며 공식적인 민원을 접수하면 감사에 들어가겠다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나 박 씨는 은행연합회에 사기계좌 기록이 남아 있어 다른 은행들에서는 여전히 거래에 제약을 받아 일일이 해명하고 다니는데 시간을 쏟고 있습니다 [박 모 씨 / 금융사기범 누명 피해자] "저 뿐만 아니라 어떤 시민들도 앞으로는 보이스피싱에 대해서 신변에 위협을 느끼면서까지 (신고) 할 사람은 없다고 생각해요 " 경찰과 금융당국의 안이한 대처에 애꿎은 제보자만 피해를 보게 됐습니다 연합뉴스TV 황정현입니다 연합뉴스TV 제보:02-398-4409, yjebo@yna co kr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