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족집게] 돌발 악재와 재보선 결과는
[여의도 족집게] 돌발 악재와 재보선 결과는 [앵커] 4ㆍ29 재ㆍ보궐선거가 사흘 앞으로 다가왔는데요 이번 정국의 최대 돌출변수인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선거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이번주 [강영두의 여의도 족집게]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성완종 리스트' 파문 마치 블랙홀처럼 모든 정치이슈를 삼켰습니다 역대 재보궐선거에서도 많은 돌발 악재가 있었는데 선거 결과만 놓고보면 악재가 말그대로 악재가 되기도, 정반대로 호재가 되기도 했습니다 6년전인 2009년 4월 재보선,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검찰 소환과 맞물려 막판 표심에 결정적인 영향을 줬습니다 박연차 리스트 수사 초기, 검찰과 언론에서 노 전 대통령의 이름이 오르내릴 때만 해도 민주당은 공황상태에 빠질 만큼 심각한 타격을 입었습니다 수사가 탄력을 받으면 여권에 유리한 선거구도가 형성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그러나 상황은 정반대로 전개됐습니다 검찰 수사가 노 전 대통령을 정조준하며 고강도로 진행되자 반전 기류를 탄 겁니다 [노무현 / 전 대통령] "(왜 국민께 면목없다고 말했습니까?) 면목 없는 일이죠 (심경을 말씀해주시죠? 다음에 하세요 " 노 전 대통령이 특권의식 없이 일반인과 똑같이 검찰 수사를 받으면서 그에 대한 실망감 못지않게 동정론이 커졌습니다 결과적으로 야권 지지층이 결집했고 당시 여당이던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재보선 5곳에서 모두 패배했습니다 예상치 못한 결과였습니다 [윤상현 / 당시 한나라당 대변인] "선거 결과를 통해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우리에게 무엇이 부족했었는지 되돌아보겠습니다 " 반대로 돌발 악재에 야당이 역풍을 맞은 일도 있습니다 전국 15곳에서 치러져 '미니 총선'으로 불린 작년 7월 재보선이 그랬습니다 지난 대선 최대이슈였던 국정원 댓글사건 수사 외압을 폭로한 권은희 전 수서경찰서 수사과장을 전략 공천한 것이 사단이었습니다 당내에서조차 '보은 공천', '패륜 공천'이라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결과적으로 세월호 참사, 잇단 총리 후보자 낙마 사태 등으로 힘을 받던 정권 심판론이 파묻히고 말았습니다 새누리당은 열세일 것이라는 초반 예상과 달리 11대 4라는 압도적인 승리를 거뒀고 새정치연합 지도부는 총사퇴했습니다 [김한길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공동대표] "이겨야 하는 선거에서 졌습니다 죄송합니다 모든 책임을 안고 공동대표의 직에서 물러납니다 " 선거운동 과정에서 불거진 변수가 판세를 뒤집기도 합니다 MBC 선후배의 대결로 관심을 모은 2011년 4월 강원지사 보궐선거입니다 한나라당 엄기영 후보는 선거기간 내내 각종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최문순 후보를 여유있게 앞섰습니다 많게는 20%포인트 차이로 앞서는 조사도 있었습니다 그러나 선거를 닷새 앞두고 터진 '강릉 불법 콜센터 사건' 강릉의 한 펜션에서 30여 명의 홍보원들이 불법으로 전화 선거운동을 하다 적발됐습니다 일당 5만원을 벌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했던 여성들이 담요와 점퍼를 뒤집어 쓰고 펜션에서 나오는 모습은 충격 그 자체였습니다 [이낙연 / 당시 민주당 사무총장] "이렇게 수천만 원 또는 억대의 돈을 퍼붓고 대포폰까지 사용한 것을 자원봉사자의 자발적인 행동이라 볼 수 있을 것인가라는 문제를 제기합니다 " 엄 후보는 관련성을 부인했지만 민심은 급속히 돌아섰고 결국 최 후보가 과반 득표율로 강원지사에 당선됐습니다 이 사건은 전체 선거 판도를 '심판'으로 이끌었고, 여당인 한나라당은 국회의원 재보선에서도 3석 중 1석을 얻는데 그쳤습니다 결국, 역대 재보선을 되짚어보면 돌발 악재에 등을 돌려 투표를 포기하기도 하지만 반대로 결집하기도 한다는 게 여실히 드러납니다 [윤희웅 / 오피니언라이브 센터장] "재보궐선거는 각 정당에 대한 지지경향이 강한 유권자간의 대결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돌발변수의 성격이 지지층의 결집을 강화하느냐, 약화시키느냐 여부가 매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