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했는데 현판은 딴 이름? 학생들 호응에도 마냥 웃지 못하는 ‘여명학교’(이현지) ㅣCTS뉴스
앵커 : 서울시 유일한 북한 이탈 청소년들의 대안학교인 여명학교가 새 둥지를 틀었습니다 앵커 : 기존 상가 건물에서 운동장이 있는 넓은 학교 부지로 옮기면서 학생들 반응이 좋은데, 2년 반 뒤에 또다시 이사가야할 처지라 학교 측은 마냥 웃을 수 없습니다 이현지 기자입니다 서울시 가양동으로 이전한 여명학교 기존의 남산 인근 상가건물에서 학령인구 감소로 폐교한 건물로 지난 9월 이사했습니다 학교를 옮긴 지 한 달이 지났지만, 건물에는 이전 학교의 이름이 그대로 붙어있습니다 2년 반 뒤 학교를 또다시 옮겨야 하기 때문입니다 2026년 다른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라 그때까지 임시로 머물며 학교를 비워야 합니다 4개 층인 건물은 그마저도 임차료 부담으로 1, 2층만 쓰고 있습니다 그래도 넓은 운동장이 생겼고 상담실과 미술실 등 기존보다 교육 공간이 넉넉해졌습니다 지난 5일에는 이전 감사예배를 드리고 정착을 기념하기도 했습니다 INT 이문식 이사장 / (사)여명학교 학생들이 너무 좋아하고요 선생님들도 아주 기뻐하고요 비로소 학교 같은 학교에 왔다 이런 느낌을 받아서 너무 행복해야 합니다 기존의 남산 부지에서 차로 40분 떨어진 거리 일부 학생들은 두 시간 이상을 통학에 소요하게 됐지만, 힘든 내색이 없습니다 INT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몇몇은) 2시간 걸리거든요 근데 지각도 안 해요 너무 좋대요 따뜻하게 안길 품에 들어가니까 다른 어려움들은 그렇게 어렵게 생각 안 드는 것 같아요 통학 문제와 2년 반 시한을 둔 이사문제까지 숙제가 아직 많지만 학교 측은 우선 한숨 돌렸단 입장입니다 이곳에 정착하기까지 크고 작은 어려움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기존의 학교 건물이 임차 계약 만료 된 상황에서, 서울 안에서 대체 용지를 찾기란 경제적 문제 등으로 여간 어려웠습니다 그렇다고 서울 밖에서 찾자니 서울교육청에서 받은 정규학력 인정이 취소된단 점이 걸렸습니다 지난 2019년에는 진관동 은평뉴타운 내 2143 3㎡ 부지를 매입하려다 주민들의 극심한 반대로 무산됐고, 당시 여명학교 교감이었던 조명숙 교장은 ‘무릎 꿇어 줄 어머니마저 없는 탈북 청소년들은 어디로 가야 하나요’라며 청와대 국민 청원 게시판에 글을 올리기도 했습니다 INT 조명숙 교장 / 여명학교 탈북 고아여서 싫다 이 말 들을 때가 제일 힘들었죠 우리 애들이 들을까 봐 근데 사람들은 싫어했을 수도 있지만 하나님께서 이 아이들을 기억하고 이렇게 좋은 자리로 오게 인도해 주셔서 너무 감사하죠 여기서 마음껏 행복했으면 좋겠고요 우리 아이들이 2026년 2월에는 더 좋고 행복한 그런 자리로 이렇게 갈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2004년 탄생해 서울시 유일의 북한 이탈 청소년 인가 대안학교인 여명학교 재학생은 9월 말 기준 80여 명, 이들 가운데 80% 이상은 무연고 부모이거나 편부모 가정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CTS 뉴스 이현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