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불교 정전 이야기 242강 - [정기훈련법] - 당처의 주의와 당후의 조행

원불교 정전 이야기 242강 - [정기훈련법] - 당처의 주의와 당후의 조행

이번 시간에는 정기훈련의 작업취사 과목인 주의와 조행을 대경 전후인 당처와 당후의 관점에서 살펴보겠습니다 첫째, ‘당처 공부’로써의 ‘주의’입니다 『정전』 「정기훈련법」에서 주의는 “사람의 육근을 동작할 때에 하기로 한 일과 안 하기로 한 일을 경우에 따라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을 이름이요”라 정의하고 있습니다 주의는 “경우에 따라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으로, 경우(境遇)는 경계를 당해서의 당처(當處)입니다 “사람의 육근을 동작할 때에 하기로 한 일과 안 하기로 한 일”에서 하기로 한 일은 상시일기법의 ‘하자는 조목’이라면 안 하기로 한 일은 ‘말자는 조목’이며, “사람의 육근을 동작한다는 것”은 [정전] ‘작업취사의 요지’에 따르면 “무슨 일에나 안·이·비·설·신·의 육근을 작용”하는 ‘작업’을 말하며, “하기로 한 일과 안하기로 한 일을 경우에 따라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것”은 “정의는 취하고 불의는 버리는 취사”와 관련됩니다 [정산종사법어] 경의편 30장에 따르면 하기로 한 일은 일심과 정의라면 안 하기로 한 일은 잡념과 불의인 것입니다 [정전] ‘상시훈련법’의 ‘상시응용주의사항’과 ‘교당내왕시주의사항’은 각각 “주의 할 것이요”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즉 상시훈련의 실행방법이 ‘주의’입니다 그리고 주의와 같은 선상의 ‘주의심’이 [정전] ‘상시 일기법’의 유념ㆍ무념은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은 유념이라 하고, 취사하는 주의심이 없이 한 것은 무념”이라 제시되어 있습니다 즉 주의-주의심-유념은 같은 계통의 수행방법이요 공부방식으로, 주의는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실행하는 마음’이니 이를 ‘주의심’이라 달리 표현합니다 ‘주의’의 주(注)는 논에 물을 대듯이 경계를 대할 때마다 취사하는 대중을 잊어버리지 아니하고 챙기는 마음공부입니다 이 ‘챙기는 마음’을 ‘유념(有念)’이라 달리 말하며, 유념은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정전 상시일기법)으로, 즉 정산종사법어 경의편 22장의 “착심 없는 곳에 신령하게 알고 바르게 행하여, 생각이 없는 가운데 대중 있는 마음”이며 경의편 23장의 “방심을 경계하고 정념(正念)을 가지는 공부”입니다 즉, 주의는 마음대중을 놓지 않는 유념할 자리에 유념을 챙치고 염착하는 생각이 없는 무념할 자리에 무념을 챙기는 공부로, 이를 마음을 챙긴다는 뜻에서 유념공부라 포괄하기도 합니다 당처의 유념 공부는 ‘주의’라면, 유무념 처리는 주의 후의 사후(事後)공부입니다 이상의 전거를 통해볼 때 ‘주의’는 “모든 일을 당하여”의 당처 공부로, 일을 당해서 마음을 챙기는 유념공부입니다 둘째, ‘사후대조 공부’로써의 ‘조행’입니다 [정전] 정기훈련법에서 ‘조행’은 “사람으로서 사람다운 행실 가짐을 이름이니, 이는 다 공부인으로 하여금 그 공부를 무시로 대조하여 실행에 옮김으로써 공부의 실 효과를 얻게 하기 위함이니라 ” 정의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핵심키워드는 ‘대조(對照)’입니다 대조는 사후(事後)에 맞대어서 맞는지 안 맞는지, 잘 되었는지 못 되었는지 여부를 살펴보는 것으로, 즉 조행은 경계를 대한 이후인 사후에 대조하여 실행에 옮기도록 하는 공부로 심신작용을 결산 처리하는 대조공부입니다 조행공부의 근거는 ‘상시응용주의사항’ 제6조 “모든 일을 처리한 뒤에 그 처리 건을 생각하여 보되,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실행이 되었는가 못 되었는가 대조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와 ‘교당내왕시주의사항’ 제6조 “교당에 다녀간 때에는 어떠한 감각이 되었는지 어떠한 의심이 밝아졌는지 소득 유무를 반조하여 본 후에 반드시 실생활에 활용하기를 주의할 것이니라 ”에 있습니다 위의 두 조항은 조행하기를 주의하라는 것으로, 당처(當處)에 주의하고 사후(事後)에는 당처에 주의한 것을 대조하는 조행공부를 하라는 것입니다 ‘모든 일을 처리한 뒤’와 ‘교당에 다녀간 때’가 포인트입니다 ‘대조’와 ‘반조’가 핵심으로 대조하고 반조한다는 것은 사후의 역할이요 기능입니다 이처럼 사후에 반조하고 대조하는 것이 조행공부로, 조행의 조(操)는 ‘잡을’ 조로 심신작용을 대조하고 반조하여 행실(行)을 바로잡는 것(操)입니다 종합하면 주의가 ‘챙기는 공부’라면 조행은 ‘대조하는 공부’입니다 당처에 챙기는 공부가 주의라면 사후에 대조하는 공부는 조행입니다 주의가 논에 물을 대듯이 ‘챙기는 마음(意)’를 대는(注) 유념공부라면, 유무념 대조는 사후에 챙겼는지 여부를 대조하는 조행공부입니다 즉 당처에 챙기는 유념이 주의라면 당후에 주의했는지 유무를 대조하는 것이 유무념 대조의 조행이며, 일상수행의 요법을 새겨 경우에 따라 챙기는 공부가 주의라면 이 주의심을 경계를 지내고 난 뒤에 챙겼는지 여부를 대조하는 것은 조행공부입니다 그러니 조행은 심신작용을 결산하는 처리공부로 이것을 기재하는 것이 일기입니다 대조하는 조행공부의 시점은 당후 바로의 대조와 하루를 마무리할 때의 대조와 일주일 한 달 일 년 결산의 정기적 대조가 있는 것입니다 당연등급, 부당등급, 수지대조 등이 있는 ‘신분검사’도 조행의 한 방법인 것입니다 끝으로 주의-조행과 관련하여 유의할 사상이 있습니다 [정전] 상시일기법에 ‘유념·무념’은 “하자는 조목과 말자는 조목에 취사하는 주의심을 가지고 한 것은 유념이라 하고, 취사하는 주의심이 없이 한 것은 무념이라 하나니, 처음에는 일이 잘 되었든지 못 되었든지 취사하는 주의심을 놓고 안 놓은 것으로 번수를 계산하나, 공부가 깊어 가면 일이 잘 되고 못된 것으로 번수를 계산하는 것이요,”라 정의되어 있습니다 이 유념·무념을 해석할 때, 처음단계로 주의심 유무를 살피는 것은 ‘주의’ 공부라면, 일이 잘 되고 못 되는 여부를 살피는 것은 공부가 깊은 단계의 ‘조행’ 공부라고 보는 견해가 있습니다 이는 공부의 처음단계와 공부가 깊은 단계를 구분하여, 처음 주의심의 유무를 챙기는 공부는 ‘주의’라면, 이후 일의 성사여부를 살피는 실행공부는 ‘조행’이라는 것입니다 주의는 챙기는 마음 위주라면 조행은 일의 실행 위주로 구분하는 해석입니다 그러나 주의심 유무와 일의 성사 여부도 ‘주의’ 공부 내의 단계로 볼 수 있기에 ‘주의’ 공부를 ‘조행’ 공부의 전 단계로 규정하는 관점은 고려되어야 할 것입니다 결국, 주의와 조행의 관계는 공부 수준에 따른 공부단계라기보다는 경계의 당처·당후의 전후에 따른 공부방법으로 보는 것이 타당할 것입니다 처음 단계의 주의심 유무로부터 일의 성사(成事) 여부까지의 과정은 주의하는 주의심 밀도의 과정입니다 일이 잘 성사되는 것도 주의심의 밀도가 높다는 것으로, 주의심은 챙기는 마음뿐만 아니라 실행의 결과까지를 포괄하는 공부입니다 그리고 당후(사후)에 주의심 유무 또는 일의 성사여부를 대조하면 이는 유무념 대조의 ‘조행’ 공부입니다 사후에 주의심 유무 또는 일의 성사여부를 반조하는 것입니다 이처럼 ①주의는 주의심 유무로 조행은 일의 성사(成事) 여부로 보는 관점 이외에도, ②주의는 내적 작용이라면 조행은 외적 실행으로, 또는 ③조행의 내용을 주의로 집중해서 실천하는 관계로, 또는 ④주의는 세밀이라면 조행은 대범공부로, 또는 ⑤주의는 집중적 일심공부라면 조행은 보은과 자성행의 공부라는 관점이 있습니다 또한 ⑥주의는 자제(自制) 공부라면 조행은 타제(他制) 공부라는 관점으로, 즉 주의가 스스로 공부하는 자제의 성격이 강하다면 조행은 타제에 의한 공통적인 법칙을 준수하는 집단적 규제까지를 포함한 성격으로 해석하는 것입니다 예절과 에티켓 그리고 풍습과 법규준수 등을 강조하는 것은 집단적 규제인 조행의 설명이 될 것입니다 현행 조행의 해석의 이런 예절과 법규준수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할 것입니다 (당처-당후의 공부법으로써 ‘주의-조행’의 구조적 이해, 원평4호) 이러한 여섯 관점은 주의-조행의 관계를 포괄설명하기에는 한계가 있으나, 일정한 유용성은 있다할 것입니다 결국 주의-조행의 관계는 대경전후의 당처-당후의 공부법으로 보는 것이 효과적이고 타당할 것입니다 오늘은 주의와 조행을 당처와 당후의 관점에서 살펴보았습니다 원불교의 가장 핵심 경전인 정전을 강의합니다 원불교를 신앙하고 수행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강의가 작은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 원불교 공식 홈페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