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돌연 중단 선언…김정은 “대남 군사행동 계획 보류” | 뉴스A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돌아왔습니다 동생인 김여정 제1부부장의 지시로 착착 진행되던 각종 군사적 도발을 보류하라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실제 김 위원장 지시 이후 도발 움직임들이 멈추거나 사라지고 있는데요 김 위원장이 갑자기 왜 이런 결정을 한 건지, 처음부터 동생과 역할을 나눈 각본이었는지 차차 짚어보겠습니다 김 위원장의 오늘 지시부터 살펴보겠습니다 첫 소식, 유주은 기자입니다 [리포트] 군사 행동을 예고하며 질주하던 북한이 돌연 멈춰 섰습니다 [조선중앙TV] "조선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는 조선인민군 총참모부가 당 중앙군사위원회 제7기 제5차 회의에 제기한 대남 군사행동 계획들을 보류했습니다 " 16일 만에 나타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를 화상으로 주재하며 전격적으로 내린 결정입니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중앙군사위는 4차례 열렸는데 핵실험 등 주요 군사행동 전에 개최됐습니다 하지만 중앙군사위 예비회의는 이번이 처음입니다 앞서 북한군 총참모부는 금강산과 개성공단 병력 파견, 비무장지대 GP 복원, 접경지역 군사훈련 재개, 대남 전단 살포 등 4대 군사행동을 구체적으로 예고했는데 이 모든 것을 중단시킨 겁니다 북한은 지난 4일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 이후 연락사무소를 폭파하고 대남 확성기까지 재설치하는 등 한반도 긴장 수위를 높여왔습니다 [조선중앙TV (지난 9일)] "용서나 기회란 있을 수 없다 반드시 그 대가를 치르게 해주어야 한다 " 6 25 70주년인 내일에 맞춰 대남전단 살포 등 추가 도발이 예상됐지만, 김정은 위원장이 등장해 일순간에 기류를 바꿔버렸습니다 여동생 김여정이 대남 공세를 펴며 가속페달을 밟고 김정은이 제동을 거는 모양새를 연출했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20일 넘게 이어온 남북 긴장 국면은 당분간 숨 고르기에 들어갈 것으로 보입니다 채널A 뉴스 유주은입니다 grace@donga com 영상편집 : 강 민 김정은 위원장의 말 한 마디 위력이겠죠 어제 오전에 이렇게 설치되어 있던 북한 확성기가, 오늘 싹 사라졌습니다 이 현장이 보이는 파주 접경 지역에 취재기자 나가있습니다 [질문1] 최선 기자 행동이 빠르네요 북한군이 오늘 곧바로 확성기를 철수했나보죠? [리포트] 네 온종일 내린 비와 안개로 북한 지역 관측이 쉽지 않았는데요 하지만 어제까지 설치돼 있던 대남 확성기가 하룻밤 새 철거된 모습은 포착할 수 있었습니다 강화도 평화전망대에서 찍은 황해북도 개풍군 산등성입니다 어제는 북한군의 대남 확성기가 또렷하게 보였던 곳인데, 오늘은 확성기가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니다 북한은 30여개의 확성기를 전 전선에 설치했는데 김정은 위원장의 대남 군사행동 보류 지시가 떨어지자 사흘 만에 다시 빼낸 겁니다 군은 날씨 탓에 정확히 확인할 수 없지만 확성기 30여개를 모두 철거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취재진은 북한의 해안포 포문이 닫혔는지도 살펴봤는데요 오늘 연평도 날씨도 좋지 않아 NLL 이북 북쪽 해안은 전혀 보이지 않았습니다 군은 북한군이 습도 조절을 위해 포문을 열어둘 가능성도 있어 관련 동향을 계속 예의 주시하고 있습니다 [질문2] 그동안 파상 공세를 퍼붓던 북한 매체의 대남 비방 기사도 자취를 감췄다고요? 네 지난 20일 동안 북한 매체들이 매일 같이 쏟아내던 대남 비방이 사라졌습니다 오늘자 노동신문인데요 1면에 중앙군사위 예비회의 기사 실려 있고 나머지는 체제 선전과 경제 활동 독려가 전부입니다 어제까지 지면을 가득채웠던 남한 관련 내용은 전혀 찾아볼 수 없습니다 '조선의 오늘', '통일의 메아리' 같은 선전 매체에서는 오늘 새벽 보도됐던 대남 비방 기사가 뒤늦게 일시에 삭제되기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경기도 파주에서 채널A 뉴스 최선입니다 최선 기자 beste@donga com 영상취재: 정기섭 영상편집: 김태균 잠시 후 정치부 기자와 더 자세히 짚어보겠지만, 하나의 요인으로는 미국의 군사 압박이 꼽힙니다 한반도 주변으로 항공모함을 3척이나 전진 배치 시켰던 미국이, 오늘은 보란 듯이 훈련 모습까지 공개했습니다 황하람 기자입니다 [리포트]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시어도어 루스벨트호와 니미츠호가 필리핀해의 거센 물살을 가르며 전진합니다 해상 감시 작전부터 적의 항공기 공격 대응 훈련까지 다양한 작전을 수행합니다 미국 인도·태평양사령부는 미 항공모함 두 척의 훈련 장면을 공개했습니다 "항모 한 척의 공격전단이 가진 힘은 엄청나다 두 척의 공격전단 힘은 상상에 맡길 것"이라고 과시했습니다 각 항모에는 전폭기와 전투기, 정찰기 등이 70대 이상 배치돼 있는데, 웬만한 국가의 전체 군사력과 맞먹습니다 명목상 목적은 훈련이지만 북한의 대남 도발 공세에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란 분석입니다 실제 일본 요코스카 해군기지에 있는 로널드 레이건호까지 포함하면 미군이 보유한 7척의 항모 중 3척이 한반도 주변에 배치된 셈인데, 지난 2017년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이후 처음입니다 미국의 차기 공군참모총장인 찰스 브라운 미 태평양공군사령관도 "북한의 행동으로 상황이 약간 변했다"며 "앞으로 계속 주의를 기울일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와 함께 미 공군과 해군, 일본 항공자위대가 그제 일본 미사와기지에서 처음으로 '코끼리 걸음(elephant walk)' 훈련을 한 사실도 공개했습니다 최단시간에 다양한 군용기를 빨리 띄우는 훈련으로 군용기들이 활주로에서 줄 맞춰 움직이는 모습이 코끼리 걸음같다고 해 붙여진 이름입니다 채널A 뉴스 황하람입니다 김정은 위원장이 오늘 아침 모든 도발을‘보류’하라는 메시지를 들고 등장했습니다 예상치 못했던 행보인데요 당연히 속셈이 있겠죠 정치부 강은아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질문 1] 강 기자 처음 김여정이 도발할 때부터 오늘 김정은 위원장의 마무리까지 이게 다 계획되어 있었던 걸까요? 여러 의견이 쏟아지고 있지만, 근거들을 살펴보면 계획된 것으로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돌발변수가 발생해 도발을 멈췄다고 볼 수 있는 근거가 약하기 때문인데요 미국의 군사적 압박 때문이라면 처음부터 핵도발을 하지 않았을 것이고, 최근 북한은 중국의 말도 잘 듣지 않아왔기 때문에 중국이 개입했을 가능성도 적어 보입니다 결국 북한이 처음부터 다 계획했다는 분석이 더 설득력 있는 상황입니다 [질문 2] 그럼 북한이 계획한대로 일이 진행되었고, 뭔가를 얻었기 때문에 중단했다, 이렇게까지 볼 수 있습니까? 네 그렇습니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두 가지를 얻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장 큰 건 내부 결속을 다졌다는 겁니다 대북제재와 코로나 사태 등으로 내부 경제상황이 굉장히 안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죠 대남도발을 통해 내부 불만을 외부로 표출시켰다는 건데요 북한 주민이 보는 노동신문을 통해 연일 도발 내용을 상세히 보도한 것도 같은 맥락입니다 두번째는 김여정 제1부부장의 입지를 충분히 다졌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입니다 대남도발의 선봉에 김여정을 세워 북한 주민들에게 김여정의 역할을 분명히 각인시켜줬다라는 거죠 대외적으로 얻은 건 국제사회에서 잊혀져가던 북한을 다시 떠올리게 했다는 점입니다 오늘 마크 내퍼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가 “우리는 진심으로 1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2018년 6월로 돌아가고 싶다”며 다시금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내비쳤는데 이렇게 변화시킨 점, 북한이 얻은 성과 중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질문 3] 그렇지만, 더 얻으려면 더 갔어도 되잖아요 왜 지금 멈췄을까요? 더 나가면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앞서 리포트에서도 소개드렸지만 미국이 폭격기와 핵항모를 띄우고 미일이 처음으로 '엘리펀트 워크’훈련을 했죠 이런 식이면 한반도 내 군사적 긴장감은 계속 높아지고, 북한 역시 다음 도발로 넘어가는데 부담감을 느꼈을 겁니다 또 우리 정부로부터 뭔가 얻어내려면 어느 정도 여지와 시간을 줘야한다는 판단도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질문 4] 그런데 그래도 풀리지 않는 궁금증이 있어요 겉으로만 보면 우리는 아무 것도 준 게 없잖아요 김정은 위원장, 회군을 하려면 명분이 있어야지 않나요? 곁으로 보기엔 아무것도 준 게 없어 보이지만, 사실 우리 정부는 간접적으로 줄 수 있는 모든 걸 줬습니다 오늘 정세균 국무총리는 직접 대북전단 살포 접경지인 김포시 월곶면을 방문해 현장 점검에 나섰습니다 대북전단 살포를 막겠다는 우리 정부의 의지, 강력합니다 북한이 처음 도발을 시작한 이유였던 대북전단 살포에 대해, 우리 정부는 최선을 다해서 응대한 거죠 또 이번 사태의 책임을 지고 김연철 통일부 장관이 사퇴했습니다 새로운 외교안보 라인 개편까지 언급되는 상황이죠 북한 입장에선 얼마든지 ‘보류’할 충분한 명분을 확보했다고 보여집니다 [질문 5] 그렇다면, 북한의 다음 행보는 뭘까요? 우리가 주목해야 할 단어, 바로 ‘보류’라는 겁니다 보류, 사전적 뜻을 보면 “어떤 일을 당장 처리하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어 둔다”는 건데요 중단한 게 아닙니다 미뤄둔 겁니다 북한은 언제든지 대남 군사행동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중앙군사위원회는 김 위원장 지휘 하에 언제든지 다시 열릴 수 있습니다 긴장, 늦춰선 안 되는 이유입니다 어쨌건 발등에 떨어진 고비는 넘긴 것 같아 그나마 다행이네요 지금까지 강은아 기자였습니다 #채널A뉴스 #실시간 #뉴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유튜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