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11.17 [학대피해아동쉼터 집중취재 2편] 반복되는 학대‥'갈 곳 없는 아이들'](https://krtube.net/image/UIAJk5E3dLw.webp)
2015.11.17 [학대피해아동쉼터 집중취재 2편] 반복되는 학대‥'갈 곳 없는 아이들'
http://home.ebs.co.kr/ebsnews/menu2/n... 소풍 가고 싶다는 아이를 폭행해 갈비뼈가 16개나 골절되고 골절된 갈비뼈가 폐를 찔러 결국 아이를 사망하게 했던 이른바 '울산 계모사건'. 이 사건을 계기로 지난해 9월 아동학대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본격 시행됐는데요. 친권을 제한하거나 가해자를 무기징역까지 처하게 하는 등 처벌이 강화됐지만, 아동학대는 오히려 늘고 있습니다. 해마다 증가해온 아동학대 신고는 특례법 시행 이전 1만 5천 건에서 시행 이후 1만 7천여 건으로 12%나 늘었고, 아동학대로 의심되는 사례도 2천여 건 더 늘어 16% 증가했습니다. 특히, 학대의 83%는 집안에서 벌어졌고, 가해자는 친아버지가 45%, 친어머니 32% 등 부모가 81%였습니다. 학대 피해아동들에게 더 이상 집은 안전한 곳이 아니었는데요. 하지만, 학대를 피해 집을 떠나더라도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아동보호전문기관과 쉼터는 턱없이 부족한 현실입니다. 반복되는 학대의 늪을 빠져나와도 갈 곳이 없는 아이들. 이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직접 만나봤습니다. 고등학교 3학년 슬기에게 집은 감옥 같은 공간이었습니다. 엄마는 밤만 되면 술을 마셨고, 매일 밤 폭력이 이어졌습니다. 초등학교 때 시작된 학대는 점점 정도가 심해졌고, 가끔은 다음날까지 방에 가두는 일도 있었습니다. 인터뷰: 강슬기 (가명) / 학대피해아동 "집에서 다녔을 때는 집 문을 열기가 싫었어요. 밤 되는 것도 싫었어요. 밤마다 술을 드시거든요. 매일 드세요, 엄마가 술을…" 폭력과 폭언이 십년 넘게 계속되도록 아빠는 슬기의 방패막이 돼주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때 처음으로 학대사실을 알게 된 아빠는 엄마를 말려도 봤지만, 내 딸인데 무슨 상관이냐며 엄마는 학대를 계속했습니다. 폭력이 너무 심한 날엔 집 밖으로 잠깐 피해 봤지만 그때 뿐, 갈수록 심해지는 학대를 멈출 길은 없었습니다. 결국 올해 7월 슬기는 새벽 다섯 시에 몰래 집을 빠져나와 보호기관에 직접 보호를 요청했습니다. "나올 때 진짜 무서웠단 말이에요. 새벽에 다섯 시에 집을 나오는 건, 소리 안 나게 나오는 건 진짜 무섭고 손발이 떨렸었는데. 거기서 누가 도와줘야지 살 것 같았어요." 속옷 하나만 겨우 챙겨 나온 슬기가 원래 가야할 곳은 일시보호시설인 학대피해아동쉼터. 하지만 슬기가 사는 지역엔 쉼터가 한 곳도 없었고, 고3이라 다른 지역으로 전학하기도 어려워 결국 학교에서 10km나 떨어진 공동생활가정에 맡겨졌습니다. 인터뷰: 강슬기 (가명) / 학대피해아동 "제가 처음에 왔을 때에는요. 잠도 잘 못 잤어요. 환경이 바뀌고 애들이랑 자는 공동생활이 처음이라서. 잠도 못 자서 학교에서 되게 힘들었어요." 인터뷰: 한희선 시설장 / OO그룹홈 "저희 시설에서는, 그룹홈에서는 한계가 있어요. 그냥 먹고, 입히고, 재우고 하는 건 가능할지 모르겠지만 그 외에 아이들에 대해서 지원해줄 수 있는 것은 아주 적다고 생각해요." 결코 안식처가 될 수 없었던 집에서 탈출한 학대피해아동들에게, 사회는 쉼터 하나 마련해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EBS뉴스 송성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