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장에서 기생까지…들불처럼 번진 ‘민초들의 혁명’ / KBS뉴스(News)
삼일운동의 가장 큰 특징은 몇몇 지식인들이 주도한 선언적 운동이 아니었다는 점입니다 남녀노소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전국에서 만세시위를 준비하고 이끌었습니다 삼일운동을 만들어낸 백 년 전 평범한 영웅들의 모습을 유동엽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남녀노소, 흰옷을 입은 참가자들이 작은 마을 길을 지납니다 30년째 해마다 만세운동을 재연하고 있습니다 당시 면장이었던 이인정 선생은 도로 보수를 하겠다며 주민들을 불러모았습니다 [남기찬/대호지·천의장터 4·4독립만세운동 기념사업회장 : "그 자리에서 도로수선이 아니라 독립만세 운동의 당위성을 말씀하시고 독립 만세운동이 시작됐습니다 "] 이 선생은 조선총독부가 임명한 면장이었지만 일제가 아닌 민족의 편에 섰습니다 400여 가구, 작은 마을에서 600여 명이 시위에 참여했습니다 인구 7만 명의 강화도에서는 2만 명이 모여 동시에 만세를 외쳤습니다 최대 인원이 참가한 단일 만세운동으로 기록됐습니다 [염수경/독립유공자 염성오 지사 후손 : "선창에 맞춰서 전부 다 불렀는데 굉장히 그 만세 합창 소리가 굉장히 커서 먼 데서까지 다 들렸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 수원의 기생이었던 김향화 선생은 건강 검진을 받으러 가는 틈을 노려 동료 30여 명과 만세 시위를 기습적으로 벌입니다 여관 심부름꾼이었던 당시 16살의 임갑득 선생은 상점을 돌며 영업을 중단하고 만세운동에 동참하자는 호소문을 뿌립니다 [박경목/서대문형무소 역사관장 : "지도자 계층이나 일부 특수계층들이 독립운동을 많이 합니다 우리나라는 특이하게 일부 계층이 아니라 모든 계층에서 삼일운동에 참여해서 독립운동에 참여하죠 "] 전체 인구의 10분 1이 넘는 인원이 참여한 삼일운동은 전 세계 사회운동 역사에도 전무후무한 기록을 남겼습니다 KBS 뉴스 유동엽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