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뉴스G_ep.281 만들어진 美, 화장의 역사_14.12.12.

EBS뉴스G_ep.281 만들어진 美, 화장의 역사_14.12.12.

[EBS 뉴스G] 연말이 다가오면서 각종 모임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이런 자리에는 아무래도 평소보다 화장에 좀 더 신경을 쓰게 되죠 일부에서는 노메이크업 셀카가 유행하고 있다고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화장은 여전히 중요한데요 이런 화장은 언제부터 시작됐을까요? 뉴스지에서 궁금증을 풀어드립니다 [리포트] 지난 2010년 스페인 남부 무르시아 지방에서 발견된 조개껍데기 하나 연구팀의 분석 결과, 물감 같은 색소가 남아있는 이 조개껍데기는 놀랍게도 5만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사용했던 화장 용기라고 합니다 그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색소를 가공해 얼굴과 몸에 화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오직 현생 인류만이 치장이나 의식을 위해 화장을 했다고 알려져왔지만 화장은 이미 오래전부터 시작된 거죠 화장에 대한 최초의 공식적인 기록은 기원전 7500년 이집트에서 찾아볼 수 있습니다 고대 이집트인들은 신분에 상관없이 먹으로 눈 주위를 칠해 눈을 크게 만드는 화장을 즐겨했는데요 신으로부터 보호를 받는다는 상징적인 의미와 함께 건조한 사막지대에서 눈을 보호하는 기능도 있었습니다 이처럼 초기 고대 사회에서는 주로 종교적인 이유나 신체를 보호할 목적으로 화장을 했는데요 화장이 본격적으로 치장의 의미를 갖게 된 것은 클레오파트라 시대에 이르러서입니다 클레오파트라는 검은 먹으로 아이라인을 그리고 다양한 광석과 흙가루를 이용해 진한 색조 화장을 했다고 하는데요 이처럼 화려한 이집트 화장술에 영향을 받은 그리스는 미간을 좁게 하고 코 선의 윤곽을 강조해 얼굴을 마치 조각처럼 보이게 하는 화장을 자주 했고 로마는 야채에서 뽑은 염료로 볼과 입술을 붉게 칠하는 화장을 선호했습니다 하지만 중세에 들어서는 기독교의 강한 금욕주의로 인해 치장이 억압됐고 심지어 화장은 얼굴을 감추는 행위라며 금기시되기도 했는데요 14세기 중반 무렵 르네상스 운동의 영향으로 부활한 화장은 영국 엘리자베스 1세 여왕 때 새로운 국면을 맞습니다 그녀는 얼굴에 있는 천연두 흉터를 가리기 위해 매일같이 두꺼운 백납분을 바르며 얼굴이 창백하게 보일 정도로 화장을 했는데요 결국 납중독에 걸려 피부가 퍼렇게 변하는 바람에 궁전 안의 모든 거울을 없앴다고 하죠 하지만 당시 여왕처럼 얼굴을 하얗게 하는 것이 유행처럼 번지면서 납중독에 걸린 사람들이 수두룩했고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렇다면 화장은 여자들만 했을까요? 사실 이때까지만 해도 화장은 남녀 모두가 즐겨하는 일종의 문화였습니다 특히 바로크 시대에는 여러 사교모임에서 가발 착용과 더불어 하얀 얼굴에 붉은 입술 화장을 한 남녀를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고 하는데요 산업혁명 이후 남녀의 역할이 명확하게 구분되면서 오늘날 화장은 여성의 전유물이 됐죠 지난 2007년 과학자들은 한 논문을 통해 여성이 수천 년간 화장을 해온 이유가 촉각, 후각, 시각을 자극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했습니다 화장이 이 감각들을 자극함으로써 삶에서 오는 근심과 걱정들이 사라지고 자신감과 사회적 권력, 타인으로부터의 사랑까지 얻을 수 있다는데요 삶을 살아가게 하는 힘, 수많은 이들이 오늘날까지도 화장을 하는 이유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