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고할거냐? 신고하지마”…군 성폭력 고발했지만 2차 피해 고통 / KBS뉴스(News)

“신고할거냐? 신고하지마”…군 성폭력 고발했지만 2차 피해 고통 / KBS뉴스(News)

성폭력 사건을 대하는 우리 군 당국의 인식과 자세는 위계적인 군 문화와 질서 탓에 여전히 폐쇄적이고 안일하다는 지적이 많습니다 이러다보니 군 내부에서 성폭력 사건이 발생해 고발과 수사가 진행되더라도 피해자가 2차 피해를 겪는 일이 빈번한 실정입니다 박영민 기자의 보도입니다 [리포트] 지난해 8월, 인천의 한 해군 부대에 전입한 여군 A 소위 얼마 지나지 않아 부서장인 B 소령의 부적절한 연락이 시작됐습니다 술을 마시고 보고 싶다고 전화를 걸고, 데리러 오라고 요구했습니다 마지 못해 나간 술자리에선 음담패설도 들어야했습니다 [A 소위/음성변조 : "본인도 제가 불쾌했다는 걸 알았는지 약간 19금 이야기야 신고할거냐? 신고하지마 이야기를 하고 "] 참다 못해 상담관에게 고충을 털어 놓았고, 조사가 곧바로 시작됐습니다 그런데, 부대에 이 사실이 알려지면서 주변의 관심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에게 쏟아졌습니다 [A 소위/음성변조 : "남성들이 굉장히 많기 때문에 어쨌든 여성에 대해서 비난을 하기 쉬운 구조거든요 그래서 약간 손가락질 받거나 특히 꽃뱀 취급 받는게 너무 "] 2차 피해가 심해지자 A소위는 어느 순간 가해자인 B소령의 행동을 이해해보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A 소위/음성변조 : "그런 생각으로 하지 않았을거야 그분 그렇게 생각하실 사람 아니야 약간 이렇게 고쳐먹지 않으면 도저히 지옥 같은 일상에서 버티기가 힘들더라고요 "] 조사 끝에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은 B 소령은 현재 항고한 상태입니다 군대 내 성폭력은 대부분 계급과 지위를 이용한 권력 관계에서 일어납니다 실제 지난해 각 군 양성평등센터에 접수된 군대 성폭력 피해자의 2/3가 5년 미만의 여성 초급 간부였습니다 군대 성폭력을 줄이기 위해선 피해자가 두려움없이 신고할 수 있는 분위기와 제도, 군대가 가해자가 아닌 피해자를 보호해준다는 믿음을 주는 게 중요하다는 지적입니다 KBS 뉴스 박영민입니다 #군대 #군인 #성범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