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의 달인] 나도 모르게 몸에 쌓이는 미세 플라스틱의 정체를 밝힌다 / YTN 사이언스
■ 정진영 /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책임연구원 [앵커] 플라스틱은 가볍고 저렴해서 우리 생활 곳곳에서 쓰이고 있죠 하지만 플라스틱 사용량이 늘어나면서 환경은 물론 인체에도 치명적인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오늘 '과학의 달인'에서는 미세 플라스틱의 인체 위험성을 연구하는 분을 만나봅니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환경 질환 연구센터 정진영 책임연구원과 함께합니다 어서 오세요 지난 2018년 영국 왕립통계학회에서 한 해 동안 가장 이슈가 되었던 숫자들을 뽑아 발표했는데요 이 학회가 선정한 숫자가 바로 '90 5'였다고 합니다 어떤 의미인가요? [인터뷰] 이 숫자는 미국 캘리포니아대 로날드 기어 교수팀이 2017년에 발표한 '모든 플라스틱의 생산과 사용, 운명'이라는 논문에 등장한 것인데요 여기에서 90 5는 1950년부터 2015년까지 만들어진 모든 플라스틱 쓰레기 중 재활용되지 않은 플라스틱 비율을 나타낸 것입니다 65년간 만들어진 플라스틱 90 5%가 사용된 후 곧바로 쓰레기로 변한다는 것이죠 연구팀은 미국과 중국, 유럽연합 등 세계 각국의 플라스틱 사용 보고서에 나온 통계자료를 정리해 플라스틱의 생산과 이용량을 조사했습니다 그 결과, 65년간 총 83억 톤의 플라스틱이 생산됐고, 그중 63억 톤이 쓰레기가 되었다고 추정했는데요 플라스틱 쓰레기 중에선 9 5%에 해당하는 6억 톤만이 재활용되었고, 재활용되지 않은 90 5%의 쓰레기는 소각되거나 지구 어딘가에 그대로 방치되어 있습니다 [앵커] 생산된 플라스틱 중 90%가 넘는 양이 쓰레기로 소각되거나 지구 어딘가에 지금 방치되어 있다는 말씀이신데, 정말 심각한 문제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런데 최근 코로나19도 이런 플라스틱 사용량을 늘리는 데 어떤 영향을 미쳤다고요? [인터뷰] 올해 1월에 발생한 코로나19가 장기적 유행이 되면서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해 집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고 배달포장재와 일회용품 사용이 급격히 늘어났습니다 플라스틱 폐기물이 총 쓰레기의 약 20% 이상을 차지하며 대부분 모든 지역에서 전년 대비 25%까지 증가했습니다 또한, 코로나19의 확산방지를 위해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마스크 역시 폴리프로필렌(PP)이라는 플라스틱 미세섬유로 이루어졌는데요 지난 7월 영국 BBC에 따르면,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후 매달 전 세계에서 사용 후 버려지는 마스크가 1,290억 개에 달하고 있다고 합니다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들은 매립과 투기로 인해 토양과 하천을 거쳐 바다로 이동하여 해양생태계를 교란하고 먹이사슬을 통해 결국 사람에게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앵커] 이런 플라스틱 폐기물로 해양 생물들도 고통을 받고 있다는 건데, 어떤 대표적인 사례가 있을까요? [인터뷰] 인도네시아 해안에서 향유고래 사체가 발견되었는데요 뱃속에서 플라스틱 컵 115개, 병 4개, 비닐봉지 25개, 실 뭉치, 슬리퍼 2개 등 총 6kg 가까운 쓰레기들이 나왔습니다 또, 해안으로 떠올라온 바다거북을 해부해 보니 배 속에 비닐 봉투며 각종 플라스틱 쓰레기가 가득했는데요 그 이유는 바다 거북이의 먹이는 주로 해파리인데 비닐봉지가 해파리와 비슷해 착각해 먹게 된다고 합니다 비닐봉지를 먹으면 소화가 되지 않아 영양결핍이 되거나 플라스틱에 의한 물리적인 손상으로 죽을 수 있죠 바다 생물이 아니라도 플라스틱 폐기물로 피해를 보기도 하는데요 북태평양 섬 미드웨이에 사는 앨버트로스라는 새는 바다 표면에서 먹이를 낚아채 새끼에게 먹이는데요 그 먹이 속에 플라스틱 쓰레기가 상당히 있어 많은 새가 죽기도 했습니다 [YTN 사이언스 기사원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