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우리 아이 찾아 주세요”…애타는 실종 부모들

[뉴스 따라잡기] “우리 아이 찾아 주세요”…애타는 실종 부모들

앵커 멘트 어린이날이지만 바쁜 건 정작 부모님들이죠 선물이나 나들이처럼 아이에게 무언가 특별한 즐거움을 안겨주기 위해 분주하실 텐데요 그래도 기뻐하는 아이의 얼굴에서 보람을 찾을 수 있겠죠 오늘 어린이날을 맞아 반대로 이날이 가장 가슴 아픈 이들을 만나 봤습니다 바로 실종 아동의 부모들입니다 실종 이후 무려 20년이 넘는 세월이 지나 사진 속 아이는 더이상 아이가 아닐 테지만 부모는 여전히 거리에서 아이를 찾고 있습니다 죽기 전 아이 얼굴을 보는 게 마지막 소원이라는 부모들 이들을 뉴스따라잡기에서 만나봤습니다 리포트 전주시의 한 버스 정류장 앞 무심히 오고가는 사람들 사이로 분주하게 전단지를 나눠주고 있는 한 사람, 실종된 딸을 찾고 있는 정원식 씨입니다 녹취정원식(정유리 양 아버지/1991년 실종, 당시 11세) : "잃어버린 딸을 찾고 있습니다 " 25년 전 실종된 딸 유리를 찾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니는 정 씨 부부 강산이 두 번은 변했을 만큼 시간이 흘렀지만 정 씨 부부는 딸아이를 찾는 일을 포기할 수 없습니다 녹취 김순옥(정유리 양 어머니/1991년 실종, 당시 11세) : "아이를 찾으러 온 전국으로 어디서 제보가 ‘껌팔이를 하더라 전철 안에서 ’ ‘이런 애를 어디 논산에서 봤다’ 고 하면 그곳에 쫓아가서 보면 아니고 그런 경우가 너무 많았었죠 " 금쪽같은 딸 유리가 사라진 건 1991년 여름, 경기도 안산에서였습니다 어려운 형편 때문에 시골 할머니댁에 떨어져 살던 유리가 아빠를 만나러 안산으로 온 지 닷새 째 되던 날 근처 사는 친척집에 잠시 놀러갔던 딸은 지금껏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녹취정원식(정유리 양 아버지) : "여기가 (아이) 잃어버렸던 장소거든요 어떤 아줌마하고 아저씨가 데리고 갔다고…… " 방범 CCTV도 변변히 없던 시절 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습니다 그렇게 유리가 사라진 뒤 딸을 찾는 일이 삶의 전부가 돼버린 정 씨 살아도 사는 것이 아닌 괴로운 나날을 보냈습니다 녹취정원식(정유리 양 아버지) : "아이 잃어버리고서 말문이 닫히다시피 했어요 누구하고 대화를 못 했어요 왜 남자나 여자나 다 보면 범인이야 내 생각이 저 여자가 내 딸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 저 남자가 내 딸 데리고 가지 않았을까 " 그렇게 지나온 25년의 세월 초등학생이던 딸은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가 됐습니다 이제 그만 포기할까 싶은 생각이 들 때도 있지만, 언젠가 딸을 만날 수 있을 거라는 실낱같은 희망을 안고 부부는 오늘도 길을 나섭니다 녹취 정원식(정유리 양 아버지) : "찾으면 참말로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고 " 녹취 김순옥(정유리 양 어머니) : "어디서 어떻게 지내고 살았느냐 그것부터 먼저 묻고 싶고…… " 김홍문 씨 역시 잃어버린 아들을 찾겠다는 바람 하나만으로 28년을 보냈습니다 녹취김홍문(김태희 군 아버지/실종 당시 14세) : "만약에 이 세상에 없다고 하면 저 세상 가서라도 만나야겠다 이런 각오가 있으니까 그래도 마음이 아파요, 마음이 아파 " 지적장애가 있던 14살 아들 태희 잠시 집을 비운 사이 사라진 아들은 이제 중년의 나이가 됐지만 김 씨에게 태희는 여전히 어린 아들의 모습 그대로입니다 녹취김홍문(김태희 군 아버지/실종 당시 14세) : "학교 다닐 때 가지고 다니면서 배우던 물건들 공부하던 거예요 언젠가 오면 다시 보려고 이거 가지고 뭐든 보관하고 있죠 " 열 손가락 깨물어 안 아픈 손가락이 없다지만 김 씨에게 태희는 유난히 아픈 손가락이었습니다 인터뷰김홍문(김태희 군 아버지) : "아이가 지적 장애가 조금 있어요 그런데 이 아이가 어떻게 마음씨가 곱고 착실한지 자기 엄마가 조금 어디 아프다고 하면 그냥 따뜻한 물에다가 물수건 해서 가지고 와서 머리에다 얹어주고 그런 아이를 어디에다가 잃어버리고 찾지도 못하고 …… " 아들을 찾아 헤맨 28년 세월 눈물도 말라버린 여든 둘의 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