낯선 부서 고통 겪다 자살..."업무상 재해" / YTN

[앵커] 공기업에서 업무능력을 인정받던 직원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낯선 부서의 책임자로 발령받은 뒤 그만 목숨을 끊었습니다 새 업무에 적응하지 못하고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다가 빚어진 비극인데, 법원은 업무상 재해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한연희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지난 1991년 중소기업진흥공단에 입사한 홍 모 씨는 '홍검사'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꼼꼼한 업무처리를 자랑했습니다 그러던 홍 씨는 지난 2012년 서울 북부지부로 발령받아 20년 넘는 회사 생활 동안 한 번도 해본 적 없는 '자금지원업무'를 맡게 됐습니다 설상가상으로 팀원 가운데서도 1년 이상 해당 업무를 담당해 본 사람이 없었고, 적응에 어려움을 겪던 홍 씨는 결국 스트레스로 우울증을 앓다 스스로 목숨을 끊었습니다 홍 씨의 부인은 남편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지만, 근로복지공단은 홍 씨의 개인적인 취약성 때문에 자살에 이른 것이라 업무상 재해로 보기 어렵다며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법원의 판단은 달랐습니다 재판부는 꼼꼼하고 실수를 용납하지 못하는 성격의 홍 씨가 처음 맡은 업무를 이행하는 과정에서 상당한 중압감과 불안감을 느꼈을 것으로 보이고, 그로 인한 우울증으로 목숨을 끊었다면 이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고 밝혔습니다 [김규동 / 서울행정법원 공보관 : 극심한 업무상 스트레스와 정신적 고통으로 인하여 생긴 우울증이 악화하여 합리적인 판단을 기대할 수 없을 정도의 상황에 처하여 자살에 이르렀다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한다는 취지의 판결입니다 ] 법원은 또 홍 씨의 꼼꼼한 성격 등 개인적인 취약성이 자살 결심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더라도 업무와 사망 사이 연관성이 있다는 결론에 영향을 줄 수는 없다고 덧붙였습니다 YTN 한연희입니다 ▶ 기사 원문 : ▶ 제보 안내 : 모바일앱, 8585@ytn co kr, #2424 ▣ YTN 유튜브 채널 구독 : [ 한국 뉴스 채널 와이티엔 / Korea News Channel YTN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