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 [신동욱 앵커의 시선]
"(내가) 이 글귀를 좋아한다는 거를…"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5월 미국 CNN과 인터뷰하면서 집무실 책상에 올려둔 팻말을 보여줍니다 트루먼 미국 대통령이 재임 내내 국정 좌우명으로 삼았던, '모든 책임은 내가 진다'는 글귀가 새겨져 있습니다 이 팻말은 바이든 대통령이 방한하면서 윤 대통령에게 선물한 겁니다 백악관 나무를 목각 장인이 손으로 깎아 트루먼의 패를 재현했다고 합니다 윤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부터 "당선되면 집무실 책상에 트루먼의 패를 놓고 싶다"고 했지요 "트루먼 대통령은 '모든 책임은 여기서 끝난다' 해서 '누구한테 미룰 수 없다'라고…" 이태원 참사 다음 날 "우리는 국민 한 사람 한 사람 안전에 무한 책임을 지는 공직자"라고 무한 책임을 강조한 것도 같은 맥락일 겁니다 그런데 엊그제 공개된 경찰 질타 발언을 들어보면 결이 사뭇 다릅니다 "그냥 막연하게 다 책임져라, 그것은 현대 사회에서 있을 수 없는 일이에요" 그리고 어제 대통령 비서실장이 보다 구체적인 언급을 했습니다 "매번 사건이 터질 때마다 장관 바꿔라, 청장 바꿔라, 이것도 저는 좀 후진적으로 봅니다" 우회적인 표현이지만 결국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을 경질하라는 야당 요구를 거부한 걸로 봐야 할 겁니다 그러나 정말 #행안부장관 이 책임질 일이 없습니까? 서울 도심 한복판 골목길에서 '156명 압사'라는 대참극이 벌어졌습니다 그 모습을 국민들이 다 지켜봤습니다 행안부 장관은 국가 안전과 재난에 관한 정책을 수립, 총괄, 조정하는 사무를 관장합니다 경찰청과 소방청이 행안부 소속이고, 용산구청도 행안부가 사무를 감독하는 지자체입니다 그런데 이 장관은 참사 직후부터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발언으로, 경악과 슬픔에 빠진 국민의 마음을 긁었습니다 그래 놓고는 도리어 "선동성 정치적 주장을 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며 고개를 세웠습니다 그러다가 112 신고가 쏟아졌던 사실이 드러나자 '국가의 무한 책임'을 인정하며 사과했습니다 이것만으로도 더 이상 그 자리에 앉아 있을 자격이 없다고 저는 생각합니다 하지만 어제 국회에서는 "더욱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각오를 하고 있다"며 사퇴론을 일축했습니다 대통령의 '현대 사회', 비서실장의 '후진적' 발언과 맥이 통하는 입장 표명입니다 참사가 터질 때마다 희생양부터 찾는 구태는 벗어나야 합니다 하지만 현장 실무자를 비롯한 경찰에게만 책임을 물어서는 어느 국민이 공감하겠습니까 법적 책임이 있다면 당연히 져야 하는 것이고 고위공직자에게는 그보다 더 중요한 도덕적 책무가 있을 겁니다 그 도덕적 책무는 야당의 공세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것입니다 여당에서조차 "장관은 정치적 결과적으로 책임지는 자리"라며 사퇴를 촉구하는 목소리가 나오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그것이 아니라면 대통령 집무실 책상 위에 놓인 트루먼의 팻말은 치우시는 게 맞을 겁니다 11월 9일 앵커의 시선은 '누구에게 책임을 물어야 합니까?' 였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