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통합당, 이거 하나는 ‘허경영’당에 배워라 [성한용의 일침 #27]
‘성한용의 일침’은 이제 별도의 코너로 독립해, 매주 수요일에 선보입니다 〈한겨레〉 편집국장을 지냈고, 여전히 정치 현장에서 활발히 취재하고 있는 성한용 선임기자의 날카로운 현안 비평을 들으실 수 있습니다 이번 21대 국회의원 총선거 당선자 300명 가운데 여성 당선자가 몇 명일까요? 57명입니다 비율로는 19%에 불과합니다 20대 총선 51명에서 겨우 6명 늘었습니다 지역구가 29명, 비례대표가 28명입니다 그래도 20대보다 늘었다는 것에 만족해야 할까요? 그래서는 안 됩니다 1950년 2대 국회에 진출한 박순천 임영신 의원이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국회의원들이었습니다 70년이 흘렀습니다 70년 동안 여성 국회의원이 1년에 한명씩도 늘지 않은 것입니다 여성 국회의원 비율 19%는, 선진국은 고사하고 전세계 평균치 24 3%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입니다 매우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이번 총선에서 허경영 대표의 국가혁명배당금이 253개 지역구 가운데 77개 지역구에 여성 후보를 공천하고 여성추천보조금 8억4천만원을 가져갔습니다 당선자는 한 명도 내지 못했습니다 정치자금법은 여성 후보자를 전국 지역구 총수의 30% 이상 추천한 정당이 있는 경우 그 정당에 여성추천보조금을 우선 지급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국가혁명배당금당이 여성추천보조금을 몽땅 가져간 것이 잘못된 일일까요? 그렇지 않습니다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은 선거를 앞두고 지역구 여성 공천 비율을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하지만 약속을 지키지 않았습니다 여성추천보조금을 챙겨간 국가혁명배당금당을 비판하기에 앞서, 여성 후보자를 제대로 공천하지 않은 거대 양당을 비판해야 마땅한 것입니다 정의당과 민중당 등 진보정당들은 상대적으로 여성 후보를 많이 공천했지만, 전체 지역구 대비 30%라는 기준을 충족하지 못해 보조금을 받지 못했습니다 여성 30%의 기준을 전체 지역구가 아니라 공천자 대비로 바꾸는 등 제도를 좀 손질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여성 정치인을 늘리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정당과 언론과 유권자의 각성과 의지라고 생각합니다 국회는 국민의 대표기관입니다 계층별, 세대별, 성별로 우리 사회를 좀 더 정확히 대표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장 시급한 것이 바로 성별 대표성입니다 대한민국 유권자의 절반이 여성입니다 국회의원도 절반은 여성이어야 정상일 것입니다 우리 국회 아직은 갈 길이 참 먼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