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주간교계브리핑 – 황승영 기자
12 0712 앵커 : 최근 들어 우리 사회가 정치와 성적지향, 이념이 다르다고 혐오와 차별의 표현을 만들어 가며 대립하고 충돌하는 일이 자주 벌어지고 있습니다. 심지어 종교영역까지 혐오와 증오가 번지고 있어 충격을 주고 있습니다. 앵커 : 오늘은 혐오행위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한국성결신문 황승영 기자 나와 있습니다. 앵커 : 황 기자, 우리 사회에 극단적인 혐오 표현이 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언제부터 혐오라는 말이 우리 일상화 되었습니까? 황 기자 : 네 ‘혐오’라는 말이 그다지 좋은 표현은 아닌데요, 요즘에는 초등학생도 ‘혐오’라는 말을 일상에서 사용할 정도로 일상화 되었습니다. 그만큼 우리 사회가 분노와 불안하다는 것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원래 ‘혐오’라는 말은 여성을 상대로 주로 온라인상에서 등장했는데요, 김치녀 된장녀 등 여성 전체를 비하하는 단어로 표현되곤 했습니다. 그런데 여성혐오에 치우쳐 있던 혐오 표현은 2016년 강남역 살인사건 이후로 이를 남성 혐오로까지 번지게 됩니다. 또 온라인에서 횡행하던 혐오는 오프라인에까지 등장하게 되었는데요, 세월호 유족 단식 시위장 앞에서 피자·햄버거를 먹으며 '폭식 시위'를 벌였던 것이 대표적입니다. 이제 이런 혐오는 성소수자들, 장애인, 이슬람, 난민 등으로 확산되고 이제 종교의 영역도 예외가 아니라는 점에서 위험수위를 넘고 있지 않느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 요즘, 제주도 난민 문제가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여러 의견이 있을 수 있지만 이것도 ‘혐오’라는 것으로 볼 수 있지 않습니까? 황기자 : 네 중동의 외국인, 무슬림이라고 해서 무조건 불온하게 여기고 추방해야 한다는 주장은 인종주의에 기반 한 차별이고 혐오라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런 차별과 혐오는 이번 예멘 난민만의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결혼 이주자, 외국인 노동자도 여전히 차별과 배제, 기피와 혐오의 대상으로 남아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장애인, 여성, 성 소수자, 탈북 주민들 등 약하고 소외된 이웃에게는 언제나 혐오와 차별이 뒤따랐습니다. 문제는 혐오와 증오로만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없는데, 지속적으로 혐오 문화가 확산되는데 있습니다. 앵커 : 네 혐오가 확산되는 게 심각한 문제네요. 최근에 종교영역으로도 확산되었는데요. 가톨릭과 정교회에서 예수의 몸으로 여기는 '성체'(聖體)를 훼손하는 사진과 글이 인터넷에 올라와 논란이 일고 있고 있지 않습니까? 황 기자 : 네 그렇습니다. 남성혐오성향 인터넷 사이트 '워마드'(womad)에서 예수 상에 불을 붙이는 사진이 올라왔는데요. 예수상과 표면에 성체 추정 물체를 차례로 불에 태우는 사진과 글이 게시돼 천주교가 발칵 뒤집혔습니다. 성체에 입에 담지 못할 욕설을 낙서한 뒤 직접 불태우는 사진까지 올린 이 네티즌은 “천주교는 지금도 여자는 사제도 못하게 하고 낙태죄 폐지 절대 안 된다고 여성인권 정책마다 반발하는데 천주교를 존중해 줘야 할 이유가 어디 있나”라면서 “여성 억압하는 종교들 다 꺼져라”란 글을 게시했습니다. 앵커 : 네 교파는 다르지만 천주교 신도가 이렇게 했다는 것이 충격입니다. 일종에 종교혐오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은데요 가톨릭은 여기에 대해 어떤 입장입니까? 황 기자 : 네 한국천주교계도 종교혐오 행위이자 일종의 모독행위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입니다. 한국천주교주교회의는 “종교적 가치를 소중하게 여겨온 종교인들에게도 엄청나고 심각한 충격을 안겨 주었다”며 “공개적 모독 행위는 절대 묵과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성체훼손 논란은 경찰수사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도 올라 사회적 이슈로까지 번지고 있습니다. 앵커 :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니까 우리 기독교인들도 타종교 혐오 표현을 할 때도 있는 것 같은데, 실제 어떤 사례가 있습니까? 황 기자 : 네 사실 우리 사회에서의 타종교 혐오표현은 기독교인들에 의해 발생하는 사례가 종종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것이 훼불 사건이고요, 절에 들어가 땅 밟기와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도 일종에 타종교에 해서는 안 될 혐오 표현으로 볼 수 있습니다. 최근에는 이슬람교 혐오 표현이 늘고 있는 데요. 우리 사회에서 종교계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20~30%에 머무르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종교 간의 증오와 분쟁, 그러니까 종교가 다른 것을 인정하기보다 ‘틀린 것, 나쁜 것’이라고 이분법적으로 편 가르기를 해오니까 국민들 입장에서는 종교에 대한 불신과 혐오가 생기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인부터 불필요한 분쟁과 오해의 소지가 있는 공격적인 선교방식은 자제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히 종교계가 최근 제주 난민과 관련해 성명을 냈는데요, 우리 기독교인들이 귀담아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개신교와 천주교 원불교 등 4대 종단 이주인권협의회는 "근거 없는 혐오와 공포를 조장하는 모든 목소리에 `아니오`라고 외쳐 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면서 “죽음의 공포를 넘어 생명과 평화가 넘치는 새로운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난민들의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달라”고 당부했습니다. 난민 혐오가 확산하는 요즘, 이웃 사랑을 실천하는 그리스도인의 역할이 중요해 보입니다. 앵커 : 마지막으로 지난 주 설명해주셨던 필리핀에 억울하게 갇힌 백영모 선교사의 소식 좀 전해주십시오. 그동안 달라진 게 있습니다. 황 기자 : 네 안타깝게도 백 선교사의 석방 청원이 필리핀 법원에서 기각처리 되었습니다. 그래서 백 선교사는 11일 경찰서 유치장에 나와서 교도소로 이감되었습니다. 이감되기 직전에 백 선교사석방대책위에서 면회를 했는데, 백 선교사가 한국교회를 향해 이 문제가 해결될 때까지 기도를 요청했습니다. 그의 옥중 육성 잠시 들어보겠습니다. INT 백영모 선교사 / 필리핀 옥중 육성 백영모 선교사 석방청원 기각 백영모 선교사 / 필리핀 옥중 육성 앵커 : 선교사님의 목소리를 들으니까 더 안타까운데요, 그럼 앞으로 어떻게 되는 겁니까? 황 기자 : 네 백 선교사는 이제 정식 재판을 받아야 됩니다. 대책위는 필리핀의 유명 로펌을 통해 백 선교사의 석방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우선, 재판에 앞서 재심 청구를 제기한 상태입니다. 재심의 결과는 한 달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우리 성도님들의 더 큰 기도와 성원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앵커 : 자신의 신념을 표현하고 주장하는 것은 자유롭게 허용되지만, 그것이 보편적인 상식과 공동선에 어긋나면 사회악이라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모두에서 아무런 여과 없이 혐오 발언과 행위가 난무하면 결국 건강한 우리 공동체만 무너지게 된다는 것을 명심해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