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든 살의 새 그림 작가 ‘팔순의 맹순씨’
올해 여든이 된 정맹순 할머니, 최근 할머니에게 ‘그림 작가’라는 새로운 직업이 생겼습니다 그림을 그릴 때 할머니의 눈빛은 진지하고, 펜을 움켜쥔 손은 거침이 없습니다 할머니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건 3년 전 수술 후 몸도 마음도 지친 할머니에게 딸 박 임자 씨가 그림을 그려볼 것을 권유했습니다 [ 정 맹 순 / ‘팔순의 그림 작가’,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딸이 핸드폰에다가 새를 하나씩 보내주면서 그걸 보고 그려보라는 거예요 하나하나 그리다 보니까 19년 20년 지금 21년 3년 동안 그만한 새를 그리게 됐고 내가 그림을 그려놓으면 (가족들이) 회사에 다녀와서 그림 그려놓은 거 보고 너무 좋아해요 - 3년간 200여 마리 ‘새 그림’ 작업, 47종의 ‘아파트 새지도’ 제작 지난해부터 코로나19로 바깥 활동이 어려워지자 딸과 함께 아파트 탐조 활동을 하며 작품 활동을 이어갔습니다 배고픈 새들을 위해 베란다에 먹이대를 설치하고, 아파트 단지를 오가는 새들을 관찰하기도 합니다 3년 동안 그린 200여 마리의 새 중 아파트에서 만난 새의 종류만 47종으로 ‘아파트 새지도’까지 만들어졌습니다 이웃 주민들도 할머니의 ‘새 지도’에 놀랍다는 반응입니다 [ 김 용 희 /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 (우리 아파트에) 참새도 있고 비둘기도 있고 까치… 이름 모를 새가 많아요 (새 지도 만든 것 보고) 대단하시다고 생각했어요 그렇게 예쁘게 잘 그리실 줄은 몰랐어요 저 연세에 딸 박임자 씨는 다시 생기를 찾은 엄마의 모습을 보고 행복함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 박 임 자 / 정맹순 작가 딸 · 수원시 권선구 호매실동]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먹고사는데 굉장히 바쁘셨는데 건강에 어려움을 겪고 나서 굉장히 힘이 없어지셨어요 ‘엄마의 삶이 행복하면 제 이후의 삶도 행복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저도 행복합니다) 현재 작품활동을 하시면서 굉장히 재밌어하시거든요 할머니의 그림이 세상으로 나오게 된 건 작품 활동을 적극적으로 후원해 준 재단 덕분입니다 [ 장 재 연 / 재단법인 '숲과 나눔' 이사장 ] 새를 보려면 멀리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이분들은 아파트에서 새를 보자 이런 아이디어가 굉장히 참신했고 (이런 아파트 탐조 활동이) 아파트에서도 얼마든지 생태를 관찰하고 야생동물을 사랑할 수 있는 마음들 우리가 사는 곳을 좀 더 행복하고 생태적인 곳으로 만드는 데 큰 기여를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이미 많은 아파트에서 문의도 오고 - 그린캔바스 [2021 녹색여름전] : ~ 9월 30일까지 정맹순 할머니의 작품은 그린캔바스에서 열리고 있는 [녹색 여름전]이 끝나면 전국을 돌며 소규모 전시를 이어갈 예정입니다 고령의 나이에 새로운 도전으로 모두에게 용기를 주고, 할머니의 새 그림을 통해 도심 속 생태계를 살리는 일까지 관심받고 있습니다 수원iTV 이근아입니다 #수원 #suwon #kore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