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계몽기 가요’

[클로즈업 북한] 남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계몽기 가요’

앵커 멘트 홍도야 울지마라, 눈물 젖은 두만강 KBS 가요무대에서 흔히 보는 이런 대중가요들을 북한에서도 부른다는 사실 알고 계시나요? 북한에선 일제강점기 때 만들어진 이런 노래를 이른바 계몽기 가요라 부르며 TV에서도 가끔 방송하고 있습니다 이런 계몽기 가요는 갈수록 멀어지는 남북한의 정서적 유대를 이어주는 가교 역할도 하고 있는데요 클로즈업 북한 오늘은 남과 북이 함께 부르는 노래, ‘계몽기 가요’를 분석했습니다 리포트 KBS의 인기 장수 프로그램인 ‘가요무대’ 지난 주 첫 무대를 장식한 노래는 원로 가수이자 방송인인 송해 씨가 부른 홍도야 울지마라였다 녹취 홍도야 울지마라(1939년/김영춘) :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그런데 바로 전날, 북한 관영 조선중앙TV에서도 같은 노래가 울려 퍼졌다 녹취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홍도야 울지마라는 지난 2001년 KBS 취재진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에도 주민들이 즐겨 부르는 모습이 포착됐던 노래다 녹취 "홍도야 울지마라 오빠가 있다 " 일제강점기인 1939년 김영춘이 부른 노래 한국인의 오랜 애창곡인 이 노래가 북한 주민들에게도 널리 알려진 건 1992년부터 시리즈로 제작된 영화 민족과 운명을 통해서다 녹취 北 영화 민족과 운명 10부(1992년) : "아~ 나의 귀여운 누이동생 홍도야" 녹취 "사랑을 팔고 사는 꽃바람 속에 " 손님들 앞에서 반주에 맞춰 노래를 부르는 여가수 녹취 北 영화 민족과 운명 12부(1993년) : "홍도야 울지 마라 오빠가 있다~" 영화의 배경이었던 남한의 모습을 묘사하기 위해 넣은 이 노래는 이를 기억하고 있는 이들에겐 향수를, 젊은이들에겐 신선한 반향을 불러일으켰다고 한다 인터뷰 권설경(전 북한 예술선전대 가수/2008년 탈북) : "처음에 그 노래를 딱 접했을 때 너무 절절했어요 바에서 가수가 노래 부르는데 마이크를 뺏어서 이 노래를 부르는 거에요 “사랑을 팔고 사는~” 엄청 울면서 부르는 거에요 그래서 그때 저 노래 너무 좋다 하고 막 배우려고 이렇게 했는데 갑자기 선전부에서 계몽기 가요집이라고 딱 나왔는데 거기에 ‘홍도야 울지마라’가 있더라고요 " 북한에서 ‘계몽기 가요’는 1920년대부터 1945년까지, 일제강점기 노래들을 말한다 녹취 "황성 옛터에 " 같은 시기 이른바 ‘항일혁명가요’와 달리 사상성이 없다는 이유로 분단 이후 북에선 크게 주목받지 못했던 노래들 하지만 북한은 1990년대 이 시기 노래들을 본격적으로 발굴, 정리하기 시작한다 녹취 北 영화조선의 별1부 中 황성옛터 : "황성 옛터에 밤이 되니 월색만 고요해~" 나라 잃은 설움과 조국 해방의 희망을 담은 노래라는 점을 부각시켰다 녹취 "김혁이는 이 땅을 부둥켜안고 여기에서 몸부림치면서 살련다 조선아!!!" 지난 2000년, 190여 곡이 실린 첫 계몽기 가요집에 이어, 2008년에는 계몽기가요 600곡집을 펴냈다 북한의 ‘계몽기 가요’는 유행가 뿐 아니라 일제강점기 동요와 창가, 가곡, 신민요 등을 모두 포함한다 녹취 "푸른 하늘 은하수 하얀 쪽배에 " 하지만 역시 주민들이 가장 좋아하는 건 우리에게도 친숙한 흘러간 옛 노래, 이른바 유행가다 녹취 찔레꽃(백난아/1942년) : "찔레꽃 붉게 피는 남쪽 나라 내 고향 " 1942년, 고향을 그리는 노랫말로 큰 인기를 모았던 백난아의 찔레꽃 녹취 타향살이(고복수/1934년) : "타향살이 몇 해던가 손꼽아 헤어보니 " 1934년 고복수가 부른 타향살이는 특히 만주로 이주한 동포들에게 망향가로 불리던 곡이다 떠나온 고향과 빼앗긴 조국에 대한 그리움을 담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