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시] 변명 / 시 서미영 [낭송시/시낭송] 영상편집 서미영
변명 / 서미영 찬바람에 떨었을 어린 새처럼 한 줌 뿌려진 세월을 주워 먹고 날개를 키웠을 속 탄 기다림아 아직도 당신을 잊지 못했는지 그래서 커피 한 잔을 마실 때도 커피를 한 잔 더 타볼 때가 있다 내 기억들이 모두 치워지고만 말끔하게 정리된 테이블 위에 차 한 잔을 올려놓고 멈춰 섰다 비 오기 전 물 냄새를 물어오는 바람처럼 당신의 그림자 닮은 달빛은 밤새 내 곁을 서성인다 날개가 다 자란 새가 되었어도 울어서 날개 끝이 모두 타버린 변명 같지만 당신께 갈 수 없다 어쩌다 날개가 퍼덕일 때에도 하늘이 맑아서 떠나고 싶어도 세월에 절인 날개를 펼 수 없다 나의 변명이 날개를 적시던 날 그 눈물 같은 사랑이 박혔을까 그리움이 무거워 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