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시낭송 ] 밭머리에 서서 박용래 낭송 전필주 #시낭송 #밭머리에서서 #박용래 #전필주
밭머리에 서서 / 박용래 노랗게 속 차오르는 배추밭머리에 서서 생각하노니 옛날에 옛날에는 배추꼬리도 맛이 있었나니 눈 덮인 움 속에서 찾아냈었나니 하얗게 밑둥 드러내는 무밭머리에 서서 생각하노니 옛날에 옛날에는 무꼬리 발에 채였었나니 아작아작 먹었었나니 달삭한 맛 산모롱을 굽이도는 기적 소리에 떠나간 사람 얼굴도 스쳐가나니 설핏 비껴가나니 풀무 불빛에 싸여 달덩이처럼 오늘은 이마 조아리며 빌고 싶은 고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