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혜신TV] 남은 잘 챙기면서 저는 방치합니다 | 시즌3 EP.14
#정혜신TV #정혜신 #당신이옳다 남은 잘 챙기면서 저는 방치합니다 | 시즌3 EP 14 저는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을 기쁘게 하는 법은 귀신같이 아는데 제 자신의 마음은 돌보지 못하는 박OO이라고 합니다 저는 대학을 외국에서 다녔고 직장도 외국에서 다니고 있었는데 오랜 타지 생활로 얻은 것은 눈치와 강박뿐인 것 같습니다 남자친구가 결혼을 원했지만 헤어진 이유 중에 하나도 남자친구가 결혼을 원하는 게 너무 느껴지는데 제가 결혼했을 때의 여러 가지 경우의 수를 생각해봤을 때 모두 잘 해낼 자신이 없었고 그 오빠의 엄마가 저에게 부정적인 얘기들을 했던 것을 제가 가슴에 담아두고 매 순간 그걸 의식하며 저를 좀먹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이 늘어나면 그만큼 제가 더 그 사람들의 기대와 욕구에 부응하고자 노력하느라 스스로를 달달 볶습니다 모든 말 하나하나를 다 기억해 둡니다 챙기고, 듣고 서운한 말이나 말대답하고 싶은 게 있어도 결국은 표현하는 법을 몰라서 가슴에 쌓아만 두다가 그게 짜증이 되고 화가 되고 결국 한 달 전에 당뇨 판정까지 받았습니다 제가 당뇨가 올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저는 항상 완벽을 추구하고 지금보다 더 나은 내일을 만들기 위해 저를 채찍질 하기만 해 왔는데 치료를 위해 엎어진 김에 쉬어가자 싶어 집으로 돌아와 부모님과 함께 오래 지내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부모님과 풀지 못한 갈등이 꽤 깊습니다 특히 아빠에 대한 마음 원망, 억울함, 분노 아빠와 함께 처음에는 지내는 것이 이 예민한 감정 때문에 힘들었습니다 저는 당뇨까지 얻어서 식후마다 당뇨 혈당 수치를 떨어뜨리기 위해 운동을 하면서 어쩌면 전보다 더 아등바등 살게 되었는데 아빠는 여전히 마음이 여유롭고 행복해 보일 때 저는 깊은 분노를 느낍니다 아빠는 여태껏 경제적으로 무책임했습니다 가족의 일에 눈과 귀를 닫고 살았습니다 저는 그런 아빠처럼 되지 않기 위해 더 제 자신을 채찍질하고 초등학교 저학년 때부터 엄마 고민을 제가 다 들어드리고 아빠 대신 심리적 가장 역할을 하며 아등바등 살았는데 아빠는 그런 제 노력을 공감하지 못하고 인정하지도 않습니다 제가 몇 번 용기를 내서 대화를 시도했을 때마다 제 마음을 들어주지 않고 화내고 외면합니다 그래서 점점 부정적인 감정은 다른 사람에게도 얘기하지 못하고 가슴에 쌓고만 살았습니다 경제적으로도 만일의 상황에 대한 준비를 전혀 하고 있지 않은 부모님께 부담이 되고 싶지 않아서 제가 아무리 힘든 상황에서도 한국에 돌아오는 선택지를 선택할 수 없게 한 아빠가 참 원망스러웠습니다 지금 저는 아빠가 일을 쉬는 날에 필요 이상으로 오랜 시간 함께 있다 보면 아빠가 한 사소한 말이나 행동을 계속 곱씹으며 그때 이렇게 얘기할 걸, 저렇게 얘기할 걸 속으로 계속 혼자 대화를 합니다 그리고 화가 납니다 아빠가 하는 말이 꼬여 들리고 일방적이고 강압적으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제가 당뇨 판정을 받은 이후 아빠가 경제활동을 그래도 하려고 하시고 여전히 소통은 안 되지만 이전만큼 가부장적이고 강압적인 모습에서는 조금 벗어나서 가벼운 대화 정도는 해보려고 노력하시는 모습을 보면서 지금 이 시간을 통해 조금씩 아빠와 오랜 문제들을 대화를 통해 풀어나가 봐야 하는 건가 생각도 합니다 그런데 벌써 두 번 정도 시도했는데 아빠가 너무 공감을 못 하는 게 느껴지고 예상치 못한 말들로 더 큰 상처를 받았습니다 그래서 일단 상황을 두고 보고는 있습니다 이렇게 예민한 성격이 혈당 조절에 너무 안 좋다는 걸 알고 있는데 도대체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지 너무 막막합니다 제발 조언 부탁드립니다 _ "스스로에게 근원적인 질문을 던지면 불안하고 흔들리게 된다 상황을 더 깊고 입체적으로 보는 과정에서 만나는 불안은 불가피한 것이다 깊은 성찰은 여러 갈래의 길과 전망을 보여준다 이럴 때의 불안은 건강한 불안, 건강한 혼란이다 " - 정혜신의 적정심리학 『당신이 옳다』 217쪽 -------------------------------------------------------------------------------------- 📍 정혜신TV 시즌3에서 여러분들의 사연을 기다립니다 '내 마음이 힘들 때' 정혜신TV 구독과 좋아요 클릭해주세요! ✔ 사연 보내주실 메일 주소 : cpr-119@naver com ✔ 정혜신TV 구독 : ✔ 당신이 옳다 페이스북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