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교계브리핑 - 가정의 달 (장창일 기자) l CTS뉴스, 기독교뉴스, 교계뉴스
앵커: 주간 교계 브리핑 시간입니다 요즘 우리사회는 이혼율 증가와 가정 해체 등이 사회적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는데요 앵커: 가정의 달을 맞아 오늘 국민일 보 장창일 기자와 이와 관련해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장기자, 21일이 부부의 날이었는데요 1900년대 초반 ‘부부 십계명’이 있다고요? 기자 : 네 1906년 한 잡지에 실린 부부 십계명이 있습니다 사실 당시 남성과 여성의 지위는 지금과는 크게 달랐었죠 물론 요즘도 남녀차별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죠 하지만 1900년대 초반엔 남존여비 사상이 상식처럼 여겨지던 때였습니다 이런 결과 축접이 성행했고 조혼도 일반적이었습니다 여성들은 교육의 기회도 얻지 못했죠 전반적인 분위기가 이렇다보니 동등한 부부 관계를 기대하기도 어려웠습니다 그런데 앞서 언급한 1906년 부부 십계명을 보면 이런 사회 분위기와는 상당히 상반됐단 걸 알 수 있는데요 남성들에게 권위주의를 버릴 것을 주문하고 있고 부인을 힘들게 하지 말라는 당부도 이어집니다 앵커 : 흥미로운데요 좀 더 자세히 소개 부탁드립니다 기자 : 네 이 부부 십계명은 우리나라 첫 여성지인 ‘가뎡잡지’ 창간호(1906년 6월 25일자)에 실렸습니다 작자는 미상인데요 당시 잡지사는 남대문 상동청년학원 안에 있었습니다 상동감리교회 청년들이 잡지를 만든 주축이었죠 십계명 중 절반은 남편, 나머지는 아내를 위한 계명입니다 대표적인 것만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제2계, 무단히 나가 자거나 밤늦게 돌아오지 마오 제3계, 자녀 있는 데서 그 아내 허물을 책하지 마오 제4계, 친구 접대로 아내를 괴롭히지 마오 아내를 위한 계명은 이런데요 제6계, 남편에게 부족한 일이 있거든 조용히 남편에게 권할 것이요 결단코 군소리 마시오 제8계, 남편이 친구하고 담화할 때 뒤로 엿보지 마시오 제9계, 남편에게 의복 구하기를 일삼지 마시오 앵커 : 요즘 부부 십계명이라고 해도 될 정도인데요 어떻게 공개됐나요? 기자 : 옥성득 미국UCLA 한국기독교사 교수가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공개했습니다 옥 교수 이야긴데요 “1906년 부부 십계명은 우리나라 최초의 ’아내 권리 선언서’”라는 것입니다 그만큼 아내들을 배려한 계명이란 말인데요 십계명을 자세히 보면 남편에게는 ‘마오’라는 낮춤말을 썼고, 아내에겐 ‘마시오’라는 높임말을 쓴 것도 이런 걸 뒷받침 한다고 했습니다 앵커 : 지난 8일은 어버이날이었습니다 보통 ‘어머님 은혜’를 많이 부르는데요 이 노래가 찬송가였다고요? 기자 : 네 원래 이 곡은 찬송가로 만들어졌습니다 보통 2절까지만 있는 거로 알고 있는데요 원래 3절 가사가 있었습니다 앵커 : 3절이 있었다고요? 어떤 내용이었고 왜 사라졌을까요? 기자 : 네 “산이라도 바다라도 따를 수 없는 어머님의 그 사랑 거룩한 사랑/날마다 주님 앞에 감사드리자/사랑의 어머님을 주신 은혜를”이 바로 3절 가사였습니다 지금은 사라졌죠 이 곡의 작사가와 작곡자는 모두 목회자였습니다 작사는 기독교대한감리회 동부연회 초대감독을 지낸 고 윤춘병 목사(1918~2010)가 했고, 곡은 우리나라 교회음악사에 큰 획을 그은 박재훈 캐나다 토론토큰빛교회 원로목사의 손끝을 거쳤습니다 윤 목사는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 때문에 작사를 했는데요 1945년 해방 직후 공산당의 탄압을 피해 월남한 뒤 다시는 고향인 평안남도 중화군으로 돌아가지 못했습니다 그러다 48년 11월 당시로서는 불치병이던 말라리아에 걸리고 말았죠 사경을 헤매던 중 어머니를 향한 그리움을 담아 작사를 한 것입니다 여기에 박 목사의 작곡으로 날개를 달았고 48년 출판된 동요집 ‘산난초’에 최초로 실렸습니다 입소문을 타던 이 곡은 58년 어린이 찬송가 99장에 실리면서 찬송가의 지위를 얻었습니다 서정적인 가사를 담은 곡은 교과서에까지 실렸는데요 이게 바로 3절 가사가 사라진 계기가 됐습니다 교회에서 사라졌던 3절 가사를 곡에 붙여 함께 불러봐도 좋을 것 같습니다 앵커 : 그렇군요 근대 역사 요소 요소에 그리스도인의 활동과 흔적들이 참 많은 것 같습니다 장창일 기자 오늘 잘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