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프로포폴 맞던 환자 숨지자 바다에 유기
기자 멘트 이달 초 경남 통영의 바닷가에서 40대 여성의 시신 한 구가 떠올랐습니다 경찰은 처음에는 이 여성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봤는데, 수상한 단서들이 포착되기 시작합니다 숨진 장소나 주변 상황 등 자살로 보기에는 석연치 않은 점들이 한 두 개가 아니었던 건데요 그러던 중 사건 현장 주변 CCTV속에 남아 있던 차량 한 대가 경찰의 눈에 띕니다 여성의 시신이 발견되기 전 새벽 시간에 바닷가에 왔다간 렌터카였는데, 이 차량 운전자는 숨진 여성이 다니던 병원의 의사였습니다 숨진 여성에게는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요 사건의 전말을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5일 새벽, 경남 통영시의 한 바닷가 거센 빗줄기 사이로 차량 한대가 나타나더니, 잠시 뒤 홀연히 사라집니다 이 마을 주민이 바다에서 수상한 물체를 발견한 건, 그날 점심 때쯤입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마네킹의 밖에다가 옷을 입히잖아요 그런 식이더라고요 내가 보니까 고개가 젖혀져 있어서 마네킹 아니구나 싶어서 119에다 신고했죠 ” 경찰이 출동해 확인해보니 마네킹이 아니라 한 여성의 시신이었습니다 여성의 신원은 41살 곽 모 씨 처음에는 자살로 추정됐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한 두 가지가 아니었습니다 녹취 최초 목격자(음성변조) : “여기는 물에 빠져 죽을 데가 아니에요 수심이 보통 이 안에는 한길 안이거든요 약간 뻘밭이 돼서 조금 내려가면 뻘밭이 돼서 그렇지, 물에 빠져 죽을 데도 아닌데…… ” 시신이 발견된 현장 주변에 놓여 있던 물건도 수상했습니다 인터뷰 옥현진(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선착장 끝단에 우울증약이 마련되어 있었고 그다음에 이동과정에서 떨어진 것으로 추정되는 시계, 손목시계를 봤을 때 자살이 아니라고 조금 의심하게 됐습니다 ” 경찰이 인근 CCTV를 확인하던 중 그날 새벽 바닷가를 다녀간 문제의 차량을 발견합니다 인터뷰 박경식(경사/통영해양경찰서) : “실제 거기에 왔다 갔다 하는 차량을 주변 마을에 있는 CCTV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확인하게 되었고 그 차량이 빌린 차이고 그 차를 빌렸다는 사람을 확인하다 보니까 변사자의 주치의였다는 걸 확인하게 됐으며…… ” CCTV 속 렌터카 운전자는 숨진 곽 씨가 다니던 병원의 원장인 57살 남 모 씨였습니다 사건 현장 주변에서 발견된 우울증약 역시 남 씨의 병원에서 처방한 약으로 확인됐습니다 인터뷰 박경식(경사/통영해양경찰서) : “변사자의 주치의였다는 게 확인이 되고 그 차에 가서 감식한 결과 차량 내 트렁크에서 피해자가 발견 당시 착용하고 있던 귀걸이와 귀걸이 뒤의 고리 연결 핀이 발견되면서…… ” 병원 인근 CCTV에선 곽 씨가 숨지기 전날 병원으로 들어가는 모습이 남아 있었습니다 그런데 곽 씨가 병원으로 나오는 장면은 찾을 수 없었습니다 원장 남 씨가 새벽에 렌터카에 무언가 짐을 싣고 이동하는 모습만 남아 있었습니다 경찰이 CCTV 속 단서로 추궁을 이어가자, 남 씨는 범행을 시인합니다 인터뷰 옥현진(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사망관계라든지 사체 유기 관계 이런 부분에 대해서 시인하고 있습니다 ” 숨진 곽 씨는 수면 장애를 겪다가 지난 5월부터, 남 씨의 병원을 찾았습니다 인터뷰 옥현진(통영해양경찰서수사과장) : “5월 중순쯤부터 해서 거의 2, 3일 단위로 계속 다녔고 6월에는 거의 매일 오다시피 한 그런 상태였습니다 ” 원장은 곽 씨에게 두 달 동안 스무 차례 이상 프로포폴을 투약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처음에는 10ml씩 투약했지만 나중에는 50~100ml로 투약량도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옥현진(통영해양경찰서 수사과장) : “프로포폴 투여량이 좀 적었는데 단계적으로 점점 늘어나더라고요 병원 원장이 진술하기를 프로포폴 중독 증세도 있다고 그렇게 진술하기도 합니다 ” 보통 마취제로 쓰이는 프로포폴은 과다 투약할 경우 사망에 이를 정도로 위험하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합니다 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