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 차선, 알고보니 ‘부실 시공에 부실 감리’

불량 차선, 알고보니 ‘부실 시공에 부실 감리’

앵커 멘트 9시 뉴스는 재작년 서울시내 차선의 90% 정도가 규격미달의 불량도료로 칠해져, 밤길·빗길운전 때 특히 위험하다고 고발했는데요 경찰이 수사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확인하고 시공업자는 구속, 관련자 135명은 입건했습니다 김빛이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서울 강남의 한 도로입니다 도색이 완전히 벗겨진 차선과 지워지기 직전의 흐릿한 차선이 여기저기서 발견됩니다 알고 보니 규격 미달의 불량 도료 때문이었습니다 시공 능력이 없는 업체들이 서울시가 발주한 도색 공사를 따낸 뒤, 브로커를 통해 전문업체에게 공사를 넘겼고, 이 과정에서 수수료를 떼인 전문업체들은, 손해를 만회하기 위해 값싼 도료를 사용했습니다 차선용 도료에, 값싼 일반용 도료를 섞다 보니 야간에 차선이 잘 보이도록 하는 유리알이 제대로 붙어있지 못해 차선 마모가 더 심해졌습니다 지난 4년간 서울 전역에서 74건의 부실 시공이 이뤄졌고, 총 공사 대금은 183억원에 달합니다 인터뷰 정연호(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 : "구속된 피의자 같은 경우는 아예 특수도료를 사용하지 않고 일반 융착 도료를 사용해서 " 이렇게 도색이 벗겨져 흐릿해진 차선들은 밤이 되거나 비가 올경우 교통사고 위험을 높이게 됩니다 인터뷰 백흥주(택시 기사) : "(차선 흐릿하면) 차선 변경할 때 가장 위험합니다 차가 오는지 안 오는지 파악이 안 되고요 진행방향을 제가 잘 모르고 있을 때가 많죠 " 서울시는 감리업자들 탓만 합니다 녹취 서울시 도로교통과 (음성변조) : “준공검사라든가 이런 걸 다 감독하기는 상당히 좀 어려워요 업무량이 너무 많아서요 ” 경찰은 건설업자 49살 류 모씨를 구속하고 관련자 135명을 불구속입건하는 한편, 부실시공 사례가 더 있었는지 계속 수사할 계획입니다 KBS 뉴스 김빛이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