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주하의 '그런데'] 누구를 위한 검수완박? - 2022.04.12 [MBN 종합뉴스]

[김주하의 '그런데'] 누구를 위한 검수완박? - 2022.04.12 [MBN 종합뉴스]

피자를 잘 만드는 동생, 그리고 피자에 토핑을 잘하고 조각을 적당한 비율로 잘 나누는 형이 있었습니다 그런데 동생은 자기가 만든 피자에 손대는 형이 싫었습니다 그냥 그릇에 나눠 놓으면 형이 그 피자를 사람들에게 전달해주기만을 바랐습니다 하지만 형의 입장에서는 동생의 피자가 늘 마음에 드는 건 아니었습니다 그래서 좀 더 토핑을 얹거나 멋들어지게 세팅해 만족했지요 이렇게 둘이 티격태격하면서도 피자를 잘 나눠주고 있던 어느 날, 엄마는 자기 손님에게 간 피자의 크기나 모양이 마음에 들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큰 아이에게 말하죠 '앞으로 너는 피자에 손대지 말고 그냥 나눠드리는 역할만 해라 ' 형은 속상했습니다 동생의 피자가 늘 완벽한 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우린 누구를 문제 삼아야 할까요 원래가 완벽하지 못했던 동생? 형? 아니면 자기 손님에게 마음에 들지 않는 피자를 줬다며 일방적으로 규칙을 깨려는 엄마? 문재인 대통령은 고등검찰청 검사를 검사장으로 승진시켜 서울중앙지검장에 앉힙니다 바로 윤석열 대전고검 검사였죠 그리고 검찰이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과 전 정부 주요 인사들을 무더기로 구속한 뒤 검찰총장을 시키는데,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장관과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등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하자 검찰 개혁이 화두가 되죠, 심지어 더불어민주당이 문 대통령 퇴임 전까지 검수완박을 마무리하겠다고 하자 검찰은 발칵 뒤집힙니다 다시 형제 얘기로 와보죠 물론 형이 제대로 피자를 잘 나눠서 손님들에게 전했다면 이런 일은 없었을 겁니다 지금이라도 공정하게 피자를 나누기 위해 규칙을 세우고 자기반성도 해야 합니다 하지만 과연 엄마가 지금껏 해오던 형의 역할을 빼앗아 다른 이에게 주는 게 옳은 걸까요 하물며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역할을 누구에게 맡길지 정하지도 않고 그냥 네 역할을 내놓으라고만 합니다 엄마와 형이 이렇게 다투면 결국 피자를 먹지 못하는 주변인들만 피해를 입게 되겠죠 피자를 만들고 나눠줄 사람들이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것은 피자를 기다리는 사람들입니다 집안싸움, 정치적 이해득실이 아니고요 김주하의 그런데, 오늘은 '누구를 위한 검수완박?'이었습니다 #MBN #MBNNEWS #종합뉴스 ☞ MBN 유튜브 구독하기 ☞ 📢 MBN 유튜브 커뮤니티 MBN 페이스북 MBN 인스타그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