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산아이]115년, 시골집리모델링(36화)_가지치기(전정)
[죽산아이]115년, 시골집리모델링(36화)_가지치기(전정) 도시에 살때 생각은 저만치 가있는데 털끝하나라도 바꾸어내지 못할 ‘손발 없는 몸뚱이’로 살았다 오죽하면 천정 전등하나 교체하는 것 조차 버거웠을까? ‘몸쓰는 일’을 내면에서 이핑계 저핑계 달가워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다가 김제 죽산으로 삶터를 바꾸었다 '천지의 벌거숭이'로 서서 자연의 바람이 닿고 흐르는 기운을 털끝 하나로 느끼고, 장작 패고, 가지치기 하고, 나무벌레 만지작 거리기도했다 서툴고 서툴지만 목재로 이것저것 만들어 실생활에 반영한다 반복노동을 하면서 나무의 결과 흐름을 몸으로 깨닫는다 무슨 일이든 살아가면서 실력이 는다 귀촌, ‘생각’이 ‘몸’이 되는 과정이다 감나무,뽕, 밤, 호깨나무, 앵두, 복숭아, 개복숭아, 대추, 매실, 목련나무 죽산아이 언덕과 마당에 곁붙이로 살아가는 족히 수십년 이상 된 생명들이다 죽산아이는 리모델링 되기전 근 20년간 비워둔 집이었다 관리되지 않아 수형도 제멋대로, 높이만 하늘 끝이었다 리모델링 할 때부터 언젠가는 가지치기해서 나무 형태를 잡고, 관리가능한 높이로 맞추고, 나무의 생장에 보탬이 되도록하리라 마음먹었다 다만 완전 뽑아내고 새나무로 갈아치는 것은 안하기로 했다 세월이 만들어낸 이 땅의 역사이기 때문이다 호깨나무가 너무 높아 전문 조경업자 불러서 진행할까 하다가 “서툴면 어때 점점 좋아질텐데 ” 초보귀촌 몸빵맨 오기작동 작업개시했다 이웃에서 높은 사다리 빌려 놓고 나무들에게 예를 갖췄다 그냥 막 잘라내는 것은 토박이 나무들에게 할 짓이 아니다 “여러 나무님들께 양해를 구합니다 부득이 나무에 올라 높이와 기능에 맞춰 제 마음대로 잘라낼 생각입니다 노여워 마시고 더 간결하고 시원한 나무의 기세로 저희와 함께 살아가시기를 바랍니다” 속내를 전하고 세 번 절했다 가지치기 ㅣ전정 ㅣ귀농귀촌 ㅣ천지벌거숭이 ㅣ이야기농업연구소 ㅣ김제죽산 ㅣ죽산아이 ㅣ시골집리모델링 ㅣ스토리리텔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