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본철교수-19세기 개혁파 성령운동-성결운동의 역사와 신학-성령론

배본철교수-19세기 개혁파 성령운동-성결운동의 역사와 신학-성령론

한국교회 성령운동의 성격은 적어도 한국인의 전래적 심성의 틀, 당시의 사회-정치적 상황의 영향, 그리고 이 글에서 다룬 서구에서 유입된 성령론의 내용 등 이 세 가지가 복합되어 만들어진 것이다 배본철, “한국교회사 속의 성결-오순절운동”, 聖潔神學硏究 제 3집(1998), 108 물론 그 중에서도 가장 직접적으로 한국교회 성령운동의 성격을 형성해 준 것은 19세기 말, 특히 남북전쟁이 끝난 1870년대 이후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을 경험한 초기 서구 선교사들이 끼친 성령론의 영향이었다 상대적으로 전쟁 이전의 성령운동, 예를 들면 성결을 위한 인간적 수단과 의지의 훈련 등을 강조한 오벌린 완전주의적 경향은 전쟁 이후의 ‘위로부터 내리는 초자연적 능력’으로서의 성령세례 강조에 비해 한국교회 성령운동에 미약하게 나타났다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에 있다 오벌린 완전주의가 너무 인간적 차원에 맞춘 것에 불만한 Higher Life의 그리스도 중심적인 성령론이라든가, Keswick에서 시작된 성결운동이 신자의 그리스도와의 연합을 강조한 것 역시 그렇다 Gordon이나 Simpson의 강조점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여기에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의 두 번째 핵심으로서, Mahan이나 Moody 그리고 Torrey에게서 그 전형을 볼 수 있는 중생한 자가 위로부터 받는 ‘봉사의 능력’으로서의 성령세례 관념을 더할 수 있다 그리고 세 번째 핵심이 있다면, 그것은 Keswick 운동에서 크게 중시하던 ‘죄성에 대한 승리’였다 이 세 가지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의 핵심은 내한(來韓) 선교사들을 통하여 대부흥운동을 중심으로 하여 초기 장로교 부흥운동에 직접적인 영향을 주었다 이 중에서도 근대 개혁파 성령운동의 가장 중요한 핵심은 ‘그리스도와의 연합’(Union with Christ)의 관점이다 이는 신학적으로 매우 중요하며 또한 교회사적으로도 가장 영속적인 복음적 성령운동의 모티브이다 배본철, “개신교 성령운동사의 큰 유산들에 대한 분석”, 聖潔神學硏究 제 4집(1999), 53-4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는 명백하게 하나님 형상의 구현으로서의 ‘그리스도 닮기’(Christlikeness)를 목표하고 있다는 점도 역시 주목할 점이다 다음의 글들을 참조하라; “의롭다함 받은 후에, 우리는 그리스도의 형상을 닮는 과정으로 들어가며 새창조와 새로운 교제 속에서 하나님의 영광을 나누게 됨을 바라게 된다 ” Clark H Pinnock, Flame of Love: A Theology of the Holy Spirit(Downers Grove, Illinois: Inter Varsity Press, 1996), 151; “기독교 영성의 핵심은 신자들의 경건한 성품을 개발하는 것이 아니라, 신자와 그리스도 사이에서 이루어지는 인격적 교제를 개발하여 그리스도의 형상에 일치하게 하는 것이다 ” 오성춘, 영성과 목회(서울: 장로회신학대학교 출판부, 1989), 50 비록 이 점이 초기 부흥운동 때 강조되지 않았던 것은 아니지만, 그러나 당시 한국적 상황 속에서는 이 진리가 범신론적인 신령주의로 오해될 수 있는 극단적인 사례들이 많이 발생했다 해방 이전, 특히 일제의 억압이 혹심하던 1930년대 전후에는 한국교회사에 있어서 보기 드문 극단적인 영성운동의 사례들이 있었다 예를 들면 이순화, 유명화, 황국주, 백남주 등의 거짓 계시와 종교혼합주의 등을 들 수 있는데, 그들은 신학적인 이해가 부족한 상태에서 그리스도의 친림(親臨)을 강조한 나머지 종종 그리스도와 자신을 동일시하곤 했다 배본철,선교와 에큐메닉스 중심의 한국교회사(서울: 문서선교 성지원, 1997), 184-5 따라서 교회는 이 모티브를 성령운동을 통하여 신자의 삶 속에 충분히 적용시켜 나가는 일에 별 진전을 이루지 못하고 주저하고 있었다 그러나 개신교 복음이 이 땅에 들어온 지 한 세기를 훌쩍 넘어선 이 때, 한국교회는 성령운동의 진정한 성숙을 위해 그 복음적 모티브를 강조하는 일에 힘쓰지 않으면 안 된다 교회는 복음적 성령운동의 핵심이 바로 그리스도와 인격적으로 하나되는 삶을 구현해 나가는 일이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따라서 이제 한국교회 성령운동은 신자의 성화된 삶과 그리스도의 몸된 교회의 능력을 위해 ‘그리스도와의 연합’ 모티브의 가르침과 그 구체적인 적용에 더욱 매진해 나가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