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추진비는 쌈짓돈?…‘카드깡’ 지방의원 적발
앵커 멘트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를 결제해서는 현금으로 나눠 쓴, 이른바 카드깡을 한 지방의원들이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지방의원들의 업무추진비는 한해 400억 원이 넘는데, 쌈짓돈처럼 업무추진비를 빼내 쓰는 비리가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보도에 김채린 기자입니다 리포트 전남 순천시의회 이 모 의원이 운영하는 식당입니다 이 의원은 같은 상임위 소속 의원들과 식사를 했다며 자신의 식당에서 업무추진비 98만원을 결제합니다 녹취 순천시의회 A의원(음성변조) : "같은 의원 집(식당)이고, 그래서 좀더 (돈을) 끊어놓을 수 있지 않았겠습니까? (모임) 1시간 후에 온다든가 하면 그 사람(의원)들도 먹어야 할 것 아닙니까 " 그런데 정작 식사 자리는 없었습니다 녹취 순천시의회 의원(음성변조) : "밥은 먹어야 되잖아요 근데 우리는 밥 한 번도 같이 안 먹었어요 " 자신의 식당에서 업무추진비를 결제한 뒤 그 만큼 현금을 챙겨, 동료 의원들과 나눠 쓴 것으로, 이른바 카드깡을 한 겁니다 순천시의회에서만 지난 2년 반 동안 이런 수법으로 빼돌린 업무추진비가 516만 원 입니다 녹취 순천시의회 B의원(음성변조) : "기존에도 선배님들이 지속적으로 똑같이 해와서 그게(카드깡이) 잘못인지를 몰랐다는 거죠 " 권익위원회가 지난해 6곳의 지방의회를 골라 '지방의회 행동강령' 위반 여부를 조사했더니 231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습니다 밤에 주점에서 업무추진비를 사용하거나, 고급 화장품을 사 명절선물로 나눠가지기도 했습니다 녹취 자치단체 감사실 관계자(음성변조) : "의회 사무국 직원들이 서류상으로 (처리를) 잘했는가 안 됐는가만 보지 금전이 (실제로 그렇게) 돌아갔냐 안 갔냐는 저희가 조사할 수 있는 범위가 아닙니다 " 전국 지방의원들의 업무추진비는 한해 400억 원이 넘지만 '지방의회 행동강령' 조차 제정하지 않은 의회가 전국 115곳에 이릅니다 KBS 뉴스 김채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