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도 한국인인데”…방치된 중도입국 청소년
[앵커] 탈북 여성이 북한이 아닌 중국 등 제3국에서 낳아 데려온 자녀를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이라고 합니다 북한서 태어나 탈북한 청소년들과 달리 불리는데요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몇 명이나 있는지 실태 파악도 제대로 안 된 채 사실상 방치돼 있습니다 먼저 강예슬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지난 2009년 중국에서 태어나 5년 전 한국에 들어온 탈북 여성의 아이입니다 태어난 중국에선 '북한' 신분을 숨겨야 했고, 한국으로 와서도 1년간 무국적 상태로 지냈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중국에서 한 달 동안 걸어서 태국에 가서 감옥 같은 데에서 한두 달 있다가 라오스 가서 라오스에서 한국으로 왔어요 "] 이처럼 탈북 여성이 제3국에서 낳은 자녀는, 북한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과 달리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으로 불립니다 국적 취득이 어려워 학교도 제대로 다닐 수 없었고 학교를 들어가도 태어난 곳이 제3국이다 보니 한국말조차 서툽니다 대부분 생활고에 시달리며 언어도 생활도 배울 곳이 없습니다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음성변조 : "한국어를 전혀 모르니까 친구들이 놀지도 않고 왕따 당하는 기분이어서 너무 슬펐어요 "] 단지 제3국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탈북 청소년과도 차별받습니다 지원 기관 자체가 없어 보통 교회 등 종교시설에서 헌금과 기부금으로 겨우 돌보고 있습니다 [황희수/교회 목사 : "통일부에 지원 요청을 하고 거기에서 실사를 나왔거든요 실사 나와서 애들 보면서 훌륭한 일 하신다며 도와줄 것 같이 이야기하지만 도울 수 있는 법적인 근거, 법령 근거가 없어서… "] 이런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2015년 기준으로 파악된 수만 천 2백여 명이며, 북한에서 태어난 탈북 청소년 수를 이미 넘어섰습니다 부산지역 중도입국 비보호 청소년은 학교를 다니는 경우에 한정해 90여 명으로만 집계됐을 뿐, 이들이 어디서 얼마나 어떻게 살고 있는지 제대로 된 실태조차 전혀 파악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KBS 뉴스 강예슬입니다 촬영기자:류석민/영상편집:전은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