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현병 범죄 일상화…경찰은 ‘병원 찾아 삼만리’ / KBS뉴스(News)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 사건, 정신과 의사 살해 사건 그리고 지난달 벌어진 경남 진주아파트 방화살인사건 모두 조현병을 앓던 사람들이 저지른 범죄입니다 조현병 환자들의 강력사건이 잇따르면서 경찰도 적극 대처에 나서고 있는데, 문제는 구속할 사안이 아니지만 그대로 놓아주면 자신 또는 다른 사람에게 해를 입힐 것으로 예상될 경웁니다 이 경우 환자를 강제로 입원을 시켜야 하는데 정작 이들을 받아줄 병원은 턱없이 부족합니다 먼저 오승목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리포트] 서울 영등포의 한 유명 백화점 명품매장 며칠 전 이 매장에 30대 남성이 찾아와 고가의 명품 가방을 하나 샀습니다 그러더니 이 남성은 다짜고짜 이 가방을 다른 여직원에게 갖다 주라며 횡설수설하더니, 급기야 협박성 발언을 쏟아내고 사라졌습니다 경찰이 출동했지만 겁에 질린 매장 직원들은 한동안 일을 못 할 정도였습니다 [매장 직원/음성변조 : "해당 직원 같은 경우는 지금 근무를 안 하고 있기 때문에 (그 일 이후로?)네 "] 20여 명의 경찰이 주변을 샅샅이 뒤진 끝에 신고 8시간만인 밤 8시쯤에야 이 남성을 인근 모텔 앞에서 붙잡았습니다 이 남성은 조현병을 앓고 있던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경찰은 다친 사람이 없어 이 남성을 구속할 수는 없었지만 검거 후에도 계속 자해를 하고 발작 증상을 일으켜 응급 입원시키기로 결정했습니다 하지만 경찰은 검거 후 7시간이 더 지난 다음날 새벽에야 이 남성을 입원시킬 수 있었습니다 [곽이근/서울 영등포경찰서 강력2팀장 : "한 10여 군데 정도 계속 알아봤는데 '병실이 없다', '당직의사가 없다' 병원을 찾질 못하다가 "] 경찰은 이런 일들이 날마다 반복되고 있다고 하소연합니다 경찰이 조현병 피의자를 입원시킬 때 참고하는 수도권 병원 목록입니다 실제 입원이 가능한지 직접 문의해보겠습니다 [A 병원 관계자/음성변조 : "(지금 30대 남자 환자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이 있나요?) 남자분은 입원할 병상이 없어요 "] 영등포 경찰서 참고 목록에 나온 7곳 가운데 바로 입원 가능하다고 응답한 곳은 단 1곳뿐 실제 서울시 전역에서 정신병 환자를 입원 수용할 수 있는 병상 수는 해마다 줄어들고 있습니다 조현병 환자의 경우 치료만 잘 받아도 폭력성과 범죄 위험성이 크게 줄어듭니다 원활한 입원치료만이 범죄를 막을 열쇠지만, 경찰은 밤낮없이 입원 치료할 병원을 찾아 헤매는 실정입니다 KBS 뉴스 오승목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