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소설 리뷰] 무슨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 김영하 (2010)
안녕하세요 오늘 소개할 작품은 김영하 작가의 단편집 2010년 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입니다 이 책에는 총 13 작품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이 책의 타이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작품은 없습니다 다른 작가들의 단편집들이나 김영하 작가의 다른 단편집들은 보통 작품 타이틀의 동명의 작품이 수록되어 있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런데 이 단편집은 ‘밀회’라는 작품 중간에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라는’ 대목이 불쑥 튀어나옵니다 그게 이 책의 타이틀이 되었습니다 어쨌든, 책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하기 전에 책 뒷면에 쓰여 있는 박민규 작가의 서평이 공감이 됩니다 도대체 뭘 추천하란 얘기지? 그의 이름만으로도 이미 소름이 돋았을 독자들이 널리고 널렸을 테니까 개인적으로도 김영하 작가의 작품을 본 것 중에 한 번도 실망을 해본 경험이 없습니다 저는 그중에서도 이 책을 제일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왜냐하면 일단 ‘엘리베이터에 낀 그 남자는 어떻게 되었나?’, ‘오빠가 돌아왔다’ 보다는 매우 쉽게 읽힙니다 그리고 ‘오직 두 사람’ 보다는 주제가 가벼운 편입니다 무심코 중고서점에서 김영하 이름만 보고 덥석 집어 든 이 책이 저에게는 가장 인상 깊은 김영하 작가의 작품이 되었습니다 오늘은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작품 중 한 가지만 간략히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직접 읽어 보는 재미를 빼앗기에는 너무 아까운 작품이기 때문입니다 로봇 여행사에 다니는 수경은 금전적인 사정 때문에 부득이하게 사장과 부적절한 관계를 유지해 오고 있다 이를 눈치 챈 직장동료들은 그녀를 은근히 따돌린다 이렇게 힘겹게 버텨가는 일상 중 어느 날 갑자기 순정만화의 주인공 같은 남자가 그녀에게 저돌적으로 대시를 한다 수경도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그를 받아들였지만 그는 느닷없이 아이작 아시모프의 로봇의 3원칙에 대해 이야 기한다 제1조, 인간을 해쳐서는 안 된다 제2조,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 한다 제3조, 두 원칙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스로를 지켜야 한다 그리고 그는 스스로를 로봇이라고 주장한다 수경은 당연히 그 말을 믿지 않았지만, 일종의 연극이라고 생각하며 ‘그렇다고 치고’ 말장난을 이어나간다 수경은 이야기는 계속 흥미롭게 이어나가고 그에게도 호기심이 이어진다 결국 수경은 그에게 사랑에 빠진다 그 순간 그는 로봇의 3원칙을 다시 들먹이면서 그녀가 잠이 든 사이 그녀를 떠난다 열정적인 사랑은 인간인 당신을 해칠 것임에 분명하고, 인간인 당신이 내게 떠나지 말라고 명령하기 전에 내가 먼저 가야 합니다 그렇게 해야 로봇 3원칙의 딜레마에 빠지지 않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작품 ‘로봇’을 비롯한 이 책에 수록되어 있는 모든 작품들의 공통된 주제는 ‘허탈감’, ‘허무함’ 이런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랑을 위해 모든 준비가 다 되어 있는 상태에서 사랑이 거품처럼 사라지는 허탈감 그리고 이야기의 갈등구조가 극에 치달았을 때 아무렇지도 않게 이야기가 끝나버리는 허무함 이것이 이 책의 이야기들을 하나로 관통합니다 마지막 순간의 그 허탈감과 허무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 그 마지막 씬의 극적 상황을 돋보이게 하기 위해서 앞서서 무대장치를 철저하게 개연성이 충분하도록 세팅합니다 그리고 마지막 장면에서 한순간에 폭발 은 아니고 뭐 아무튼 그렇습니다 극적으로 허무함, 허탈감을 보여줍니다 최근 본 책 중 가장 재미있게 본 것 같습니다 가볍게 읽으면서 재미도 놓치고 싶지 않다면 무조건 추천합니다 오늘 리뷰는 여기까지입니다 다음 영상에서 다시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BGM 정보: Finally — Loxbeats Finally by Loxbeats Creative Commons — Attribution 3 0 Unported — CC BY 3 0 Free Download: Music promoted by Audio Libra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