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년째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코로나19’도 녹였다!”

21년째 찾아온 ‘얼굴 없는 천사’…“‘코로나19’도 녹였다!”

[앵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든 와중에도 전주의 '얼굴 없는 천사'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지난해 성금 도난 사건이 벌어져 죄송했다며, 코로나19를 이겨내리라 믿는다는 메시지를 남겼습니다 이종완 기자입니다 [리포트] 오전 11시 24분, 전주시 노송동 주민센터에 올해도 어김없이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가슴 따뜻한 목소리의 노송동 '얼굴 없는 천사'였습니다 인근 교회 골목길에 종이 상자를 놓아뒀다며, 코로나19로 힘든 분들에게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는 말을 남기고 황급히 전화를 끊었습니다 상자 안에는 빨간 돼지저금통 속 동전 865개와 5만 원짜리 지폐 천4백 장 등 7천12만 8천9백80원이 들어 있었습니다 지난해 성금을 도둑맞았던 안타까웠던 사건을 떠올린 듯, 자신으로 인한 소동에 죄송했다면서, 코로나19를 이겨내리라 믿는다는 가슴 따뜻한 메시지도 남겼습니다 [정문구/전주시 노송동장 : "천사님은 죄송할 게 하나도 없죠 우리가 먼저 죄송스럽고요 (성금) 받으면 기쁘죠 천사님께서 주신 돈이 우리 지역 주민들한테 많은 도움을 주고 있는 게 현실이거든요 "]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은 지난 2천 년부터 21년째 스물 두 차례에 걸쳐 이어지고 있습니다 기탁된 성금은 7억 3천여 만원으로 늘었고, 천사의 따뜻한 마음은 생활이 어려운 5천7백여 가구에 큰 힘이 됐습니다 앞서 노송동 주민들은 지난 2011년부터 10월 4일을 '천사의 날'로 정하고, 주민센터 주변에 천사의 비와 쉼터, 기념관 등도 만들어 얼굴 없는 천사의 뜻을 기리고 있습니다 20년 넘게 이어진 얼굴 없는 천사의 선행, 2천20년 코로나19로 얼어붙은 이웃 간의 정을 되살리는 큰 힘이 되고 있습니다 KBS 뉴스 이종완입니다 촬영기자:신재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