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사청문 20년] ‘듣고 검증한다’ 실현됐나?…회의록 최초 분석 / KBS뉴스(News)
이런 인사청문회 제도, 도입된 지 올해로 벌써 20년째입니다 해당 후보자가 그 공직을 맡을 자질이 있는지를 꼼꼼이 검증해보자는 게 본래 취지인데요, "이대론 안된다"는 목소리가 여,야 모두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KBS 데이터저널리즘팀이 인사청문회 회의록 20년치를 최초로 분석했습니다 이 분석 작업에만 석 달이 걸렸습니다 '청문' 듣고 또 들어서 검증한다는 말이죠 어느 정도나 실현됐을까요? 김범주 기자가 보도합니다 [리포트] [백운규/산업통상자원부장관 후보자 : "여러 가지 가능성을 두고 저희들이…"] [이채익/청문위원 : "답변해 보세요! (저희들이 여러 가지…) 답변해 보세요!"] 답변을 채 마치지 못하고 말을 삼키는 후보자, 인사청문회의 단골 장면입니다 최근 20년 동안 4개 정부 1기 내각, 인사청문 대상자는 모두 116명 129개 청문회 회의록에 기록된 글자 천백만 여자를 질문과 답변으로 나눠 길이를 따져봤습니다 분석 결과, 후보자들의 답변 글자 수는 283만여 개로 전체 발언의 25 7%에 그쳤고, 나머지 74 3%를 질문 글자가 차지했습니다 후보자들의 답변이 20% 이하에 불과한 청문회도 11건 듣기보단 묻기에만 집중했다는 점이 실제로 드러나는 대목입니다 더욱이 여당 의원이 질문했을 때 후보자의 답변 길이는 질문 대비 38 7% 수준인 데 비해, 야당 질문엔 33 7% 수준으로, 답변이 더 짧아졌습니다 [김경진/민주평화당 의원 : "답변 포함해서 7분이거든요 답변을 한 3분~5분씩 해버리면 질문 하나 가지고 끝나버리잖아요 그래서 무조건 그냥 잘라버리는 거예요 "] 지역 예산을 쥐락펴락하는 부처의 예비 수장 앞에선 다른 부처 후보자를 검증할 때에 비해 민원이 월등히 앞서기도 했습니다 [함진규/청문위원/2013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 "저희 지역을 말씀드려서 죄송하지만 광명 시흥에 보금자리주택이 525만 평이 있습니다 입지적으로 아주 뛰어난 지역인데 말이지 "] [이헌승/청문위원/2013년, 국토부 장관 후보자 청문회 : "부산에도 도심 한가운데에 30만 평이나 되는 철도차량기지가 자리 잡고 있다는 말씀 들어본 적 있으십니까?"] 특히 국토부와 해수부 장관 청문회는 전체 질문 중 12 4%가 민원성 질문 전체 평균인 1 3%를 훌쩍 넘었습니다 의원 본인의 주장만 내세우는 훈계와 당부 성격의 질문은, 노무현 정부 9% 비중에서 문재인 정부 13 2%로 꾸준히 늘어, 청문회 본래 취지가 무색하게 됐습니다 [문무일/검찰총장 후보자 : "유념하겠습니다 "] [이효성/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자 : "명심하겠습니다 "] [박상기/법무부 장관 후보자 : "네 유념하겠습니다 "] [유영민/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후보자 : "명심하겠습니다 "] 이렇게 훈계와 당부가 길어질수록 후보자는 답변이 궁색해져 유념 또는 명심한다는 답변이 함께 늘어나는 모습이 나타났습니다 KBS 뉴스 김범주입니다 *데이터 수집분석 :김명윤 윤지희 장슬기 ▼전문성 vs 도덕성 검증 뭐가 높았을까 무엇보다 인사청문회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늘어난 건, '과도한 신상털이'나 '모욕적인 언사'가 난무했기 때문인데요 20년치 청문회 질문 전체를 분석해 보니까, 의외로 전문성을 검증하는 질문이 더 많았습니다 문제는 초창기에 비해 전문성 검증의 양과 질이 모두 떨어지는 추세란 점입니다 이번엔 '전문성 검증'과 '도덕성 검증'을 따로 떼서 해당 청문회가 어땠는지 비교해보겠습니다 전현우 기자입니다 [리포트] ["사퇴하세요 뭐라고요? 닥쳐? 닥치세요, 의원님 멍텅구리라고요? 챙피하다 정말 수준이 제대로 배웠어야 말이지 아는 게 그런 용어 밖에 없으니 "] 모든 청문회가 이랬던 건 아니었습니다 업무 능력과 정책 비전 등을 묻는 전문성 검증이 청문회 전체 질문의 45%를 차지해 비중이 가장 높았습니다 #인사청문 #회의록 #최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