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N뉴스] 법당 불사 시주 장욱진 그림 110점 '보시'
〔앵커〕 백성욱 박사 문하에서 장욱진 화백 부부와 불교 공부를 했던 도반들이 장 화백의 작품 110점을 가족들에게 보시했습니다 법당 불사를 위해 장 화백이 보시했던 작품들인데요, 45년 만에 돌아온 작품 중 44점을 시민들에게 공개했습니다 최준호 기자가 소개해드립니다 --------------------------------- 〔리포트〕 부처님의 탄생부터 열반까지의 모습을 묘사한 장욱진 화백의 유화 ‘팔상도’ 원래 그림을 그릴 때 밑그림을 그리지 않는 장 화백이 유일하게 밑그림을 먼저 그리고 완성한 작품입니다 또 다른 유화 작품인 ‘진진묘’ 널리 알려진 1970년작 ‘진진묘’와 다른 작품으로, 새벽기도하는 아내 이순경 여사를 그려 선물했고, 이 여사는 이 그림을 법당에 시주했습니다 장경수 / 장욱진 화백 장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명예관장 (아버지는 늘 새벽에 불경 소리와 함께 시작하시는 거예요 이렇게 보시고 어머니가 실제로 부인으로서, 인간으로서 불경을 읽는 모습을 그려주신 거예요 그래서 그걸 어머니께 드렸어요 사실은 당신의 모습을 바친 거죠 ) 장 화백은 백성욱 박사의 문하에서 금강경을 공부하던 아내의 독실한 불심을 응원하기 위해 그림을 시주하기 시작했습니다 백 박사와 장 화백이 타계하고, 이 여사와 함께 공부했던 김강유 김영사 회장과 이광옥씨는 장 화백의 작품을 40여 년간 보관했다 지난 6월 조건 없는 기증 의사를 전했습니다 이광옥 / 장욱진 화백 작품 공동기증자(전화인터뷰) (부처님께 먼저 바치시는 마음으로 그렇게 주신 줄 알고 저희들이 정성껏 잘 받들어 모셨다가 이제는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도 같이 구경할 수 있도록 그런 마음으로 내 놓았죠 ) 1986년까지 시주했던 장 화백의 그림은 통도사 경봉스님에게서 ‘비공’이라는 법명을 받을 정도로 깊었던 내면의 불심을 잘 표현하고 있습니다 겉으로 드러내진 않았지만 불자 가정에서 자라면서 받은 불교적 영향이 장 화백의 매직그림, 유화, 먹그림에서 나타납니다 특히 아내에게 사경을 제안하면서 그리기 시작한 장 화백의 먹그림은 꼼꼼하고 세밀한 화풍의 유화와 상반되는 활달하고 자유로운 느낌을 줍니다 장경수 관장은 장 화백이 먹으로 미륵존여래불 등을 그려 당시 공부하던 도반들에게 나눠주고 정진을 독려했다고 밝혔습니다 장경수 / 장욱진 화백 장녀·양주시립장욱진미술관 명예관장 (유화는 조그맣고 그 안에서 치밀하게 작업을 하셨다면 (먹그림은 좀) 활달한 기운이 느껴지면서 그림도 좀 커졌습니다 ) 작품 44점은 장 화백이 직접 짓고 타계 전까지 머물렀던 용인 마북리의 양옥에서 한 달 동안 전시됩니다 BTN 뉴스 최준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