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향 - 박두진 (낭송 김호심)](https://krtube.net/image/rfhAuDF2mA0.webp)
고향 - 박두진 (낭송 김호심)
고 향(故 鄕) 박두진 시 김호심 낭송 고향이란다 내가 나서 자라난 고향이란다 그 먼 눈 날려 휩쓸고 별도 얼어 떨던 밤에 어딘지도 모르며 내가 태어나던 곳, 짚자리에 떨어져 첫소리 치던 여기가 내가 살던 고향이란다 청룡산 옛날같이 둘리워있고 우러르던 예 하늘 푸르렀어라 구름 피어오르고 송아지 울음 울고 마을에는 제비떼들 지줄대건만, 막쇠랑 복술이랑 옛날에 놀던 동무 다 어디 가고 둘이만 나룻터럭 거칠어졌네 이십 년 흘렀는가 덧없는 세월 뜬 구름 돌아 오듯 내가 돌아왔거니 푸른 하늘만이 옛처럼 포근해 줄 뿐 고향은 날 본 듯 안본 듯 하여, 또 하나 어디엔가 그리운 고향 마음 못내 서러워 눈물져 온다 엷은 가을 볕 외로운 산기슭에 아버님 무덤 산딸기 빠알갛게 열매져 있고 그늘진 나무 하나 안 서 있는 곳 푸른 새도 한마리 와서 울지 않는다 석죽이랑 산국화랑 한 묶음 산꽃들을 꺾어다 놓고 -- 아버님 ! 부를 수도 울 수도 없이 한 나절 빈 산에 목메여 본다 어쩌면 나도 와서 묻힐 기슭에 뜬 구름 바라보며 호젓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