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동MBC뉴스]R]산골목욕탕의 의미
2016/01/20 17:36:48 작성자 : 정윤호 ◀ANC▶ 청량산 뒷마을, 봉화 재산지역에 국도비와 군비로 마련된 작은 목욕탕이 문을 열었습니다 이 작은 목욕탕이 가져온 변화는 지방자치가 어떻게 가야 하는 지를 분명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정윤호기자 ◀END▶ 마을 뒷산, 청량산엔 잔설이 쌓였습니다 겨울, 산골마을엔 모든 것이 얼어붙었습니다 어둡고, 춥고, 혹독한 겨울의 한 복판, 이 산골마을에 목욕탕이 생겼습니다 43평짜리 작은 목욕탕이지만, 산골 주민에겐 세상에서 가장 크고, 가장 좋은 목욕탕입니다 ◀INT▶:김정숙/봉화군 명호면 고계리 "안마기도 있고 드라이기도 있고, 다른데 있는 거 다 있고 시설도 좋고 따뜻하고 좋네요 처음 와봤는데 앞으로 자주 와야죠 가격도 싸고" 무릎 시린 할머니, 허리 아픈 노인들이 속속 찾아 오고, 아침나절, 춥고 배고픈 강아지를 위해 개죽을 쑤던 할머니도 한걸음에 달려 왔습니다 ◀INT▶:정춘자/봉화군 재산면 현동3리 "개죽 쑤기전에 (점심) 먼저 먹었어 먹고 저물까봐 날이 좋지도 안하지 그래서 개죽솥에 불때놓고 왔어요" 노모와 같이 목욕하는 날이 앞으로 얼마나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딸은 지금 이 순간이 생애 가장 행복한 시간입니다 ◀INT▶:이경주/봉화군 재산면 현동3리 "얘들도 그렇고 부모님도 그렇고, 겨울에 갈 곳도 없는데 갈 곳이 하나 더 생겨서 좋아요" 할머니 목욕길, 운전서비스를 해야 하는 할아버지는 느닷없는 일거리가 생겼습니다 ◀INT▶:김동진/봉화군 재산면 동면 2리 "식구가 목욕한다고 데려다 달라 해서 데리고 왔어요 (귀찮지 않으세요?) 괜찮아요 한집 식구인데 뭘" 목욕탕이 생기면서 마을 중국집과 상점에도 손님이 늘었습니다 ◀INT▶:김옥래/중국집 대표 "(여기 와서) 짜장면이나 짬뽕이나 식사도 하시고 차 기다리는 시간에 마트나 슈퍼에서 장도 봐가지고" 봉화군이 국도비와 군비 4억3천만 원으로 마련한 이 목욕탕은 주민 생활 전반에 40억 이상의 효과와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INT▶:이국호 면장/봉화군 재산면 "이웃간에 또 고부간에, 친지간에 목욕탕 오셔서 사랑방 역할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한 것 같습니다 " 목욕탕의 시간은 아주 천천히 흐르고, 청량산 뒷동네 산골마을엔 시나브로 미소가 번져 갑니다 MBC뉴스 정윤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