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아들 납치했다”…모성애 노린 보이스피싱
기자 멘트 전화금융사기, 보이스피싱 범죄 수법이 날로 교묘해 지고 있습니다 웬만한 수법에는 사람들이 잘 속지 않자, 이제는 가족의 신상까지 파악해 돈을 뜯어내는 보이스피싱이 기승을 부리고 있습니다 아들의 이름 대고, 목소리까지 들려주며, "돈을 갖고 오지 않으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겠다"라고 협박할 경우 판단력이 흐려질 수 밖에 없을 텐데요 아들을 둔 중·장년 여성이 범죄의 표적이 됐습니다 최근 대포통장 관련 법규가 강화되자, 직접 피해자를 만나 돈을 받아가는 대범함도 보였습니다 사건의 전말을 한번 따라가 보겠습니다 리포트 지난 달 20일, 73살 김 모 씨에게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낯선 목소리의 남자가 대뜸 아들의 이름을 대자, 김 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 앉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전화가 ‘따르릉’ 왔어요 그래서 받으니까 000네 집이냐고, 우리 막내아들 00이거든요 아침에 출근하는 걸 중간에서 붙들었다 하는 거예요 ” 사채 빚 때문에 막내 아들을 납치하고 있다고 태연하게 말한 이 남성 아들의 이름과 전화번호, 그리고 아들 친구의 이름까지 대며 김 씨를 협박했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내 아들이 보증을 섰는데 돈을 안 갚으면 아들 수족을 한쪽 자르겠대요 대뜸 그 소리를 (해요) 그러니까 내가 미치는 거죠 ” 자신이 사채업자인데, 아들이 빚보증을 선 3천만 원을 갚지 않으면, 아들의 손가락을 자르겠다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습니다 수화기 넘어 어머니를 찾는 아들의 목소리까지 들려왔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내 아들 음성인데 울면서 엄마 나 한 번만 살려 달래요 한 번만 살려주면 내가 벌어서 엄마한테 갚을게 그러고 (전화가) 뚝 끊어져 버리더라고요 그때 숨이 콱 막혀서 숨도 못 쉬고…… ” 김 씨가 아들이 납치됐다고 믿을수 밖에 없는 상황을 치밀하게 만든 겁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3,000만 원도 없고 그러니까 그럼 얼마 있네요 1,400만 원밖에 안 된다 이걸 받고 내 아들을 돌려주던지 그리해라 그랬더니만 1,400만 원 만 받을게요 그래요 ” 부랴부랴 돈을 마련해, 남자가 말한 약속 장소로 나갔지만, 그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우리 아파트 앞에 섰으니까 한 시간을 기다려도 안 나타나는 거예요 왜 사람들이 아줌마 옆에 많네요 그건 난 모르니까 내 아들만 돌려달라고 이랬는데 천호동 어디로 오라고 그래요 ” 이리저리 약속 장소를 옮겨가며 김 씨가 낯선 남성을 만난 건 4시간이 지난 뒤였습니다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남자는 김 씨를 보자마자 돈부터 요구했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내 아들 데려와야 내가 돈을 줄 거 아니냐 그랬더니만 한 3분만 있으면 온대요 그런데 자기는 바빠서 가야 되니까 빨리 돈 내놓으래요 ” 의심이 들만도 했지만, 남자의 재촉에 돈을 건네준 김 씨, 하지만 아무리 기다려도 아들은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그제서야 아들의 휴대전화가 연결됐는데, 납치됐다던 아들의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녹취 김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음성변조) : “아들이 전화 받아서 하는 소리가 엄마, 무슨 소리 하냐고 나 하루 종일 일했는데…… ” 말로만 듣던 보이스피싱에 당한 겁니다 이틀 후 천안에 사는 55살 여성에게도 비슷한 전화가 걸려왔습니다 녹취A 모 씨(보이스피싱 피해자) : “(돈을) 안 갚아서 우리 아들을 붙잡아왔다고 그러면서 장기라도 팔아서 그 돈을 빼야겠다는 거예요 ” 전화를 건 남성이 아들이라며 울먹이는 남자의 목소리를 들려주자, 아무것도 눈에 보이지 않다고 합니다 공사 현장에서 일하며 모은 1천3백만 원을 찾아 천안에서 차로 한 시간 정도 떨어진 청주까지 바로 달려갔습니다 보이스피싱범들은 자신들이 노출될까 봐, 치밀한 계획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