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층 리포트] “일하려면 우리 제품 사라”…의류 업체 갑질

[심층 리포트] “일하려면 우리 제품 사라”…의류 업체 갑질

앵커 멘트 일부 의류 업체들이 취업난에 허덕이는 젊은이들에게 아르바이트 자리를 주는 대가로 자사 상품을 강매하고 있습니다 아르바이트 직원들에게 자사 옷을 사입게 하거나, 면접을 볼때도 자사 옷을 입고 오도록 압력을 행사하고 있습니다 신선민 기자가 심층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전국에 2백 개 매장을 가진 캐주얼 의류 업체 지오다노, 매장에서 일하는 판매 아르바이트생들은 모두 이 회사의 옷을 입고 있습니다 그런데 회사에서 준 게 아니라 개인 돈으로 사 입은 옷입니다 주말마다 10시간 씩 일해 한 달에 40만 원을 받은 한 아르바이트생은 옷 값으로만 10만 원을 썼습니다 녹취 지오다노 매장 관리자(음성변조) : "(자비로 부담하는 게 좀 부담스러우시다 이런 얘길 하시는 분들이 있어요 ) 그렇게 말하면은요 저희는 안 써요 (고용을 안 한다고요?) 네 " 다른 업체들은 어떨까? 170여개 매장을 운영 중인 유니클로에서 일하는 판매 아르바이트생들도 자기 돈으로 회사 옷을 사입습니다 녹취 조00(전 유니클로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부담스럽기도 하고 불합리하다고 느꼈죠 무조건 사야되는 거니까 5일 일하니까 그것(한 벌)만 입을 수 없잖아요 " 또 다른 업체인 홀리스터 역시 마찬가집니다 김 모씨는 이 업체에서 한 달 동안 짬짬이 일해 번 20만 원의 절반을 이 회사의 옷을 사는데 썼습니다 녹취 김00(전 홀리스터 아르바이트생/음성변조) : "유도를 하죠 그러면서 안 사면 일을 못한다는 식으로 얘길해서 " 아르바이트생 입장에서는 임금이 깎이는 것과 마찬가집니다 인터뷰 김종진(한국노동사회연구원 연구위원) : "근로자에게 유니폼을 지급한다는 것은 사용자의 의무인데 이걸 사입게 한다는 것은 사실상 실질적으로 노동자에게 강요하는 행태 " 이런 행태는 면접을 볼 때도 이뤄집니다 LG그룹 계열 의류업체에 지원한 이 20대 취업준비생은 면접용 옷을 사는데 수십만 원을 썼습니다 녹취 김00(취업준비생/음성변조) : "저는 한 40만 원 정도 썼어요 누구씨는 왜 우리 옷을 입고지 않았죠 라고 묻는 사실이 있었고 실제로 그분은 합격되지 않았어요 " 일자리 앞에서 약자일 수 밖에 없는 아르바이트생이나 입사 지원자에게 자사 옷 구입을 강요하는 대형 의류업체의 갑질 행태에 취업준비생의 부담만 커지고 있습니다 KBS 뉴스 신선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