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 정원 논의' 공개토론회 무산…갈등 해 넘기나 / EBS뉴스 2024. 12. 24
[EBS 뉴스] 서현아 앵커 2025학년도 대입 정시모집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온 의료대란 해소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추진됐던 의정 공개토론회가 결국 무산됐습니다 2025학년도 정시모집 정원에 대한 의견 차이를 끝내 좁히지 못한 건데요 의료계는 수시모집 미충원 인원을 정시로 넘기지 않는 방안이라도 검토해달라고 요구했는데, 정부는 여전히 불가능하다는 방침입니다 의정갈등은 이대로 해를 넘기게 되는 건지, 쟁점과 전망을 취재기자와 조금 더 자세히 짚어봅니다 서진석 기자와 함께 합니다 당초에 오늘 정부와 의료계가 참여하는 공개토론회가 예정됐는데 이 부분은 취소가 됐습니다 어떤 이유에섭니까? 서진석 기자 야당을 중심으로 한 국회와 의료계가 의료대란 해소 방안을 찾기 위한 공개 토론회를 하게 추진했지만 결국 무산됐습니다 당초 토론회는 의사협회 비대위와 의대생 등 의료계와 국회 교육위원회와 보건복지위원회, 관계부처 장관들의 참석을 추진했는데요 하지만 교육부와 보건복지부 장관이 참석하지 않기로 하고, 여당도 내년 초 의사협회의 새 지도부가 선출된 이후에 여야의정 협의체를 추진하자고 제안하면서 결국 취소된 겁니다 의협 비대위는 어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와 복지부는 모두발언 외엔 비공개로 하자며 공개토론회를 거부했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국회 교육위원장과 보건복지위원장도 정부의 불참 결정을 강하게 비판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박주민 위원장 /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25년도 대학입시 정시모집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결국 버티면 이긴다는 정부, 노력도 하지 않은 정부 때문에 한 학년에 7,500명이 수업을 받는 최악의 시나리오가 현실이 될 위기에 놓여 있습니다 " 다만 이번 토론회는 지난 19일, 의사단체와 민주당 소속 국회 교육·보건복지위원장의 비공개 간담회에서 추진된 만큼 정부 입장에선 제대로 된 입장을 정리하기엔 시간이 부족했을 거란 분석도 나옵니다 서현아 앵커 네, 정부와 의료단체가 함께 하는 토론회는 무산됐지만, 국회와 일부 의료계가 참여하는 토론회는 예정대로 열렸다고요?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오늘 오후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보건의료특별위원회와 이언주 의원 주도로 토론회가 열렸습니다 서울의대 교수이자 민주당 보건의료 특위 소속이기도 한 오주환 위원은 발제에 나서, "늘어나는 의료 수요에서 고령화로 늘어나는 수요는 32%에 불과하다"며 "의대 증원이 급하지 않고 2027년부터 증원을 적용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또, 당장 입시가 진행되고 있는 2025학년도 의대 입시에 대해선 "선의의 피해자가 계속 발생할 수 있다"며 올해 입시에선 예정된 정원을 뽑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같은 대학 교수이기도 한 강희경 전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대위원장은, ""라고 주장했습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강희경 前 위원장 / 서울의대-서울대병원 비상대책위원회(교수) "지금은 (수시 미충원분을) 정시로 이월해서 더 많이 뽑기로 되어 있는데요 그거는 적어도 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렇게 된다면 수시 합격증 받고 원하는 갈 분들은 가고, 정시는 그렇게 많지 않거든요 " 또, 의대생 학부모들도 이 자리에 나와 호소했는데요 의대생들이 수업 거부를 했다고 피해를 보는 게 당연해서는 안 된다는 건데요 직접 들어보시죠 인터뷰: 안종경 / 의대생 학부모 "무슨 인터넷 강의나 녹화 강의를 통해서 공부한다는 것도 실질적으로는 교육의 질, 즉 아이들이 받을 수 있는 교육의 질을 굉장히 떨어진다고 생각합니다 " 서현아 앵커 정시모집을 일주일 앞두고 의대 모집 정원 이슈가 계속 논란인데요 보기 드문 이들이 참석했다고요 서진석 기자 평소 목소리를 듣기 어려웠던 사직 전공의의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사직 이후 강원도의 한 응급실에서 근무하고 있다는 류옥하다 씨는 여전히 정부가 내렸던 '직금지명령'과 의대 증원에 분노하고 반대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책임의 논쟁과 경중을 떠나 의료대란의 당사자 한 사람으로서, 환자분들께 죄송하다"고 사과하기도 했습니다 본인이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발해 사직하긴 했지만, 이번 윤석열 대통령과 계엄사의 계엄령과 포고령 이후 환자들의 마음에 공감하게 됐다는 겁니다 직접 들어보겠습니다 인터뷰: 류옥하다 사직 전공의 / 가톨릭중앙의료원 "전공의를 처단하겠다는 계엄령으로) 제가 죽을 위기에 처해서야 비로소 (환자들이) 남이 죽을 위기에 처한 거에 대해서 공감했다는 사실이 너무 부끄러웠어요 사과를 한 번은 해야겠다 싶었어요 저도 그 사직 전공의 중에 하나였으니깐 " 서현아 앵커 나름 여러 의료 관련 단체가 논의에 참여했는데요 하지만 의사협회 비대위와 전공의 단체는 불참했습니다 이유가 있습니까? 서진석 기자 그렇습니다 당초 의협회장 선거에 출마한 강희경 후보가 민주당 토론회의 좌장을 맡기로 하면서 의협 비대위와 전공의 단체의 참여가 무산됐습니다 박형욱 의협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와 사전 논의 없이 의협 비대위를 발제자로 포함시킨 부분을 문제 삼았고요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 비대위원장은 "의협 회장 선거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특정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토론회 좌장을 맡는 것, 의협, 대전협과 일정 상의 없이 공문에 임의로 기재한 후 통보하는 것 모두 바람직하지 못한 처사"라고 설명했습니다 결국 강희경 후보가 좌장에서 빠지긴 했지만, 민주당 의료개혁 특위가 다시 한번 의협과 대전협에 '불참 사유를 제출하라'고 요구하며 갈등이 이어졌고, 두 단체는 참여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의료계의 주요 단체들이 불참하게 됐습니다 서현아 앵커 토론회에 불참한 정부의 공식 입장도 궁금한데요 의대 정원과 의료 개혁 관련해서 어떤 입장인지 정리해 주시죠 서진석 기자 당장 수시 추가 합격자를 뽑고 있는, 2025학년도 입시를 두고 정부는 기존 입장을 수차례 재확인하고 있습니다 어제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정례 브리핑에서 교육부 고위 관계자는 "2025학년도 모집 요강에서 정시 이월 부분은 명시된 걸로 안다"며 "법령적으로 바꾸기 어렵다는 게 해당 부서의 의견"이라고 밝혔습니다 모든 의대가 "'수시 미충원 인원의 정시 이월'을 모집 요강에 명시"한 만큼, 정시에서 선발 인원을 줄이는 건 불가능하다는 뜻이고요 앞서 이주호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지난 18일 열린 국회 교육위 현안질의에서, "여러 차례 점검하고 검토해 봤지만, 소송 가능성 등을 고려하면" '한치의 조정도 할 수 없다'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즉, 정부로서는 당장 진행 중인 입시에 대해서 입학 정원을 조정할 계획이 없음을 거듭 확인한 겁니다 한편, 현재 대학마다 수시모집 추가 합격자 발표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수시모집 등록 마감은 이번 주 금요일까지로 예정돼 있고요 대학들은 오는 30일까지 수시에서 선발하지 못한 인원을 더해, 정시모집 인원을 발표할 예정입니다 서현아 앵커 계획대로 입시를 진행한다는 입장이고요 사실 정부뿐 아니라 대학에서도 이 같은 결정을 할 수 있는 건데요 대학들 분위기는 어떤가요? 서진석 기자 네, 제가 지난주부터 계속해서 대학가 분위기를 취재하고 있는데요 대학들 분위기는 일관적이었습니다 법령에서 명시한 '천재지변' 상황이 아닌 만큼 이미 공고한 모집 정원을 수정할 수도 없고, 관련 논의도 없다는 게 제가 취재한 모든 대학의 분위기였습니다 여기에 더해 의대 선진화를 위한 총장협의회(의총협)의 공동회장인 양오봉 전북대 총장이 관련 내용을 다시 한번 강조했는데요 양 총장은 지난 22일 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학 입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신뢰성과 투명성"이라며 "국가에서 정원 조정을 권유하거나 강제하더라도, 대학은 그럴 수 없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울산의대 교수 비대위 등에서 주장하는 '2026학년도 모집 정원 0명으로 감축' 주장에 대해 양 총장은 "내후년도 정원은 국민과 정부, 대학, 의료계 간 대타결이 있을 경우 조정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유보적인 입장을 보였습니다 즉 정리하자면, 정원 감축의 키를 쥐고 있는 정부와 대학들 모두 현재 진행형인 입시에 대해선 정원 조정 불가능 입장을, 내년에 진행할 입시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둔 상태입니다 특히, 의료계 안에서도 이미 정시 전형을 통해 의대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과 학부모가 선의의 피해자가 될 수 있다는 공감대도 확산하는 만큼, 현실적으로 올해 입시에서 의대 정원이 조정될 가능성은 매우 적다는 게 중론입니다 서현아 앵커 네 의정 갈등 정말 너무나 길어졌는데 어떤 논의에 선을 긋기보다 우선 테이블로 나와서 이 모든 사안들을 열어놓고 빠르게 소통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서진석 기자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