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생명은 누가 지키는가 [신동욱 앵커의 시선]
말썽꾸러기 초보 경찰들의 좌충우돌 소동이 일곱 편이나 이어졌던 코미디이지요 패싸움이 벌어진 술집에 출동했다가 맥없이 나가떨어집니다 "들어갈게요" "나간다" 차를 털려는 갱들에겐 친절하게 경고합니다 "그러시면 안 되는데 전 진지한데요 그게 저…" 주차위반 차를 옮겨달라고 했다가 키를 받아 나오는 경찰도 있습니다 "식료품점 뒤에 세워놔 찰리" "타조처럼 모래에 얼굴을 파묻고 숨는 경찰, 말해 무엇하나요" 무능한 공권력을 믿고 의지할 수 없어 직접 범죄 처단에 나서는 '자경' 영화의 효시에서, 찰스 브론슨이 내뱉습니다 "경찰이 우릴 지켜주지 않으면 우리 스스로 할 수밖에" 인천 다세대주택, 층간소음 흉기난동 사건의 가해자를 제압한 것은, 피해자 남편이었습니다 출동한 경찰이 황급히 피한 사이, 집으로 달려와 맨몸으로 흉기를 빼앗고서야 난동은 끝이 났습니다 피해자 가족이 청와대 청원에 올린 현장 상황을 보면 말문이 턱 막힙니다 3층에서 여주인이 화를 당하는 순간, 경찰은 비명을 지르며 일층으로 내려갔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이렇게 말했다는 겁니다 "구조 요청부터 하려 했다 생 전 처음 겪는 상황이라 트라우마가 생겨 그 뒤 기억이 없다"고 말이지요 정말로 그랬다면 안타깝긴 하지만 경찰을 믿은 시민 입장에 황당하기 그지없는 해명입니다 무전기와 삼단봉, 테이저건은 왜 갖고 있었던 걸까요? 이 경찰이 여성이어서 또 논란이 있긴 합니다만 이 문제는 이른바 젠더 차원의 문제가 아닙니다 그는 일층에 있던 남자 경찰과 함께 즉시 3층으로 돌아가 쓰러진 어머니와 떨고 있던 딸을 구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가장이 범인을 잡고 나서야 집에 들어와 수갑을 채웠다고 합니다 경찰 당국이 사건 발생 일주일이 지나도록 아무 해명도 못하는 걸 보면, 대체로 맞는 상황인 것 같습니다 경찰은 국민의 생명과 신체 보호, 범죄 예방과 진압, 피해자 보호라는 3대 임무를 모두 헌신짝처럼 던져 버렸습니다 엊그제도 데이트 폭력으로 신변보호를 하던 여성으로부터 스마트 워치로 구조요청을 받고도 다른 곳으로 출동했고 피해 여성은 숨지고 말았습니다 정인이 사건과 진주 아파트 방화살인범도 여러 번 사전 신고를 받아 출동을 했는데도 결국 막지 못했지요 그럴수록, 대통령의 코로나 대응을 비판하며 전단지를 나눠주던 50대 여성이, 현장에서 체포되던 이 장면을 떠올리게 됩니다 경찰은 무엇 때문에 존재합니까 경찰이 지금 본연의 임무보다 엉뚱한 데 한눈을 팔고 있는 건 아닌지 묻고 싶습니다 11월 22일 앵커의 시선은 '우리의 생명은 누가 지키는가' 였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