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아내와 목수 남편, 전원에 집을 짓고, 정원을 가꾸고, 차를 만들며 살다. | KBS 방송
분주한 도시를 떠나 산이 깊은 청도에서 부부의 연을 맺은 두 사람 목수 남편이 새들을 위해 새집을 만들면, 시인 부인이 새집에 시를 적어 숨결을 불어넣습니다 아내는 독신으로 살다가 52세에 남편을 만나 결혼했습니다 이제 결혼 6년 차 부부입니다 아내는 SNS에 남편이 올린 사진을 보고 ‘저렇게 산속 예쁜 집에 사는 남자는 누구일까’ 생각했습니다 아내는 산에서 새순을 따 20년째 차를 만들고 있었는데, 남편의 방안에 예쁜 찻잔 진열장이 있는 걸 보고 ‘저 사람도 차를 좋아하는구나, 취미가 비슷할 것 같다’며 호감을 가지게 됐습니다 사진이 두 사람의 인연을 만들었습니다 내 인연은 없는 걸까 시를 쓰며 마음을 달래던 여인과, 산골에서 외로움과 싸우던 사내는 늦게나마 인생의 벗이 돼주자 약속했습니다 살 곳을 찾아 돌아다니던 중, 부부는 청도의 풍경에 반해 자리잡았습니다 남편은 아내를 위해 풀 하나 없는 황무지에 정원을 만들고 꽃을 가꿉니다 직접 만든 차 한 잔, 부드럽게 불어오는 봄바람, 이런 소박한 것들이 큰 의미로 다가오는 요즘, 함께 여유를 나눌 수 있는 길동무가 있다는 게 그저 고맙습니다 오늘 남편은 결혼식도 못올리고 사는 아내를 위해 깜짝 이벤트를 준비했습니다 면사포와 드레스를 준비한 것입니다 푸르른 젊음은 지나갔어도 후회는 없습니다 이제, 당신을 만났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