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아침용]유교현판이야기 39편 예천 선몽대 / 안동MBC

R아침용]유교현판이야기 39편 예천 선몽대 / 안동MBC

2018/08/19 08:54:27 작성자 : 이호영 □ 선몽대(仙夢臺) 유교현판 이야기: -오늘은 관료생활을 하면서도 출세에 연연하지 않고 청렴과 효성을 몸소 실천한 우암(遇岩) 이열도 선생(李閱道)이 예천군 호명면 백송리에 건립한 ‘선몽대’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우암 이열도 선생이 경산 현령 시절, 관찰사가 그를 불러 책 제목을 써 달라는 부탁을 하였는데, 이열도 선생은“사사로운 책 제목을 쓰기 위해 임지를 떠나게 함은 모욕적인 처사입니다”고 거절하고, 바로 벼슬을 버리고 고향으로 돌아와, 1563년 이곳 내성천 절벽 위에 ‘선몽대’를 짓고, 제자를 가르치며 여생을 보냈습니다 -우암 이열도 선생은 이굉(李宏)의 아들이자 종조부 퇴계 이황의 제자이며, 1576년(선조 9) 문과에 급제한 뒤, 사헌부 감찰, 예조 좌랑, 평안도 도사, 형조 정랑, 김천 군수 등을 역임하였습니다 특히 고령 현감으로 나가 치적을 세웠고, 조정 대신의 추천으로 경산 현령으로 나가 굶주린 백성들에게 녹봉을 나누어주며 구휼에 온 정성을 다 쏟았습니다 ‘선몽대’는 퇴계 이황이 ‘하늘에서 신선이 내려와 노는 꿈’을 꾼 뒤 정자 이름을 명명해 준 것입니다 퇴계 선생이 손수 ‘선몽대’ 세 글자를 써주고, 또 시를 직접 써 주었습니다 편액의 글씨를 보면, 유려하면서도 굳세고 단정한 필법이 가미된 이른바 ‘퇴필’의 전형적인 작품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마치 선계에 노니는 듯한 초탈적 감성이 묻어나는 느낌을 받습니다 -선몽대는 주변경관이 워낙 수려한 곳에 위치하여 시인묵객과 명사들이 자주 찾아와 시문을 남겼습니다 이를테면 약포 정탁, 서애 류성룡, 금계 황준량, 학봉 김성일, 한음 이덕형, 우복 정경세, 청음 김상헌 등이며, 심지어 다산 정약용도 예천 군수로 부임한 아버지 정재원을 따라 이곳을 찾아 시를 지었습니다 퇴계 선생이 지은 시를 감상해 보겠습니다 寄題仙夢臺(퇴계 이황) 선몽대를 지어서 부치다 松老高臺揷翠虛 늙은 솔과 높은 누대 허공에 꽂혀 있고 白沙靑壁畵難如 흰 모래 푸른 벼랑 그리기도 어렵구나 吾今夜夜빙仙夢 내가 이제 밤마다 신선 꿈을 꾸나니 莫恨前時진賞疎 예전에 가서 기리지 못함을 한탄하지 말게나 우암 이열도 선생은 아홉 고을의 원님과 중앙 관직을 수행할 때 청렴 강직하였고, 가정에서는 효성이 뛰어나 지금까지도 아버지 상을 당해 시묘살이한 곳을 ‘빈소골’이라고 전해 오고 있습니다 선몽대에서 내성천 주변의 수려한 풍광을 바라보며, 우암 이열도 선생이 실천한 청렴과 효성의 의미를 되새겨봅니다 유교현판 이야기, 한국국학진흥원의 권진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