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 북한] ᐸ신년 르포ᐳ 북·중 접경에서 북한을 보다
앵커 멘트 북한의 현실을 심층 분석하는 [클로즈업 북한], 이번 주는 새해를 맞아 남북의 창 취재진이 북한과 중국 접경지대를 직접 찾았습니다 혹한의 날씨에도 강제 노역에 동원된 북한 주민들, 그리고 북한 당국이 특구로 집중 개발하고 있는 신의주 내부의 모습도 처음으로 카메라에 잡혔는데요 북·중 접경에서 바라본 북한의 모습, 함께 보시죠 맹유나 리포터입니다 리포트 산허리에 쌓인 눈이 녹을 새도 없는 혹한의 겨울, 이곳은 북중 접경지대 압록강입니다 강가의 북한 주민들이 수레를 끌고 어디론가 걸음을 재촉합니다 빈 수레에 맨 손으로 담고 있는 건, 다름 아닌 돌덩입니다 돌을 싣고 도착한 곳은 ‘제방 보수 공사’ 현장 기온은 영하 20도를 밑돌지만, 잡초를 낫으로 베어내고, 위태로운 자세로 제방을 쌓는 주민들은 추위를 느낄 겨를도 없어 보입니다 주민들 사이로 개털코트 차림의 북한 군인이 오가며 작업을 감독합니다 무릎까지 내려오는 두툼한 코트가 주민들의 얇은 옷차림과 대조를 이룹니다 압록강 줄기를 따라 이동한 곳은 중국 장백현과 마주한 양강도 혜산시입니다 온통 눈으로 뒤덮인 이곳에서는 청년돌격대원들까지 동원된 공사가 한창입니다 혜산에서 삼지연에 이르는 백두산 관광철도 개보수 현장입니다 녹취 "(철길을 새로 지금 놓는 건가?) 그럼 원래 길에다가 (아, 원래 길에다가 ) 원래 길이 있었단 말이야, 원래 길이 원래 길은 조그만 거고 " 산중턱에선 사람이 직접 곡괭이와 삽으로 흙을 퍼내고, 퍼낸 흙을 맨손으로 자루에 담습니다 중장비는 아예 보이질 않고, 공사에 동원된 트럭도 고작 한두 대가 전부입니다 녹취 "가리라, 가리라, 백두산으로 가리라~" 흙 자루를 운반하는 길목에 서서 체제 선전 노래에 맞춰 붉은 깃발을 흔드는 사람들 작업을 독려하는 선전대원들입니다 접경지역 주민들에게 고된 노역의 현장이 돼버린 압록강 압록강은 그에 앞서, 고단한 일상을 꾸려가는 치열한 삶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강을 따라 내려온 압록강 하류의 한 선착장 장마당에 가려는 주민들로 북새통입니다 육지와 섬을 오가는 낡은 배엔 장에 내다팔 물건들이 잔뜩 실려,발 디딜 틈조차 없습니다 압록강 섬마을까지 시장경제가 깊숙이 스며든 겁니다 강에서는 고기잡이에 한창인 북한 주민들이 보입니다 녹취 북한 주민 : "(고기, 고기 잡혀요?) 조그만 거 밖에 없어 " 자연이 베푸는 혜택도 기대하기 어려운 혹한의 계절, 중국 측이 풀어놓은 치어라도 잡아 긴 겨울을 연명합니다 다 쓰러져 가는 낡은 집들, 앙상한 뼈대만 남은 공장은 고단하기만 한 주민들의 삶을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녹취 황현택(KBS 북한부 기자) : "지금 제 뒤로 보이는 곳이 북한의 평안북도 청수군입니다 공장들은 가동이 중단된 상태로 오랫동안 방치된 흔적이 역력합니다 " 평화롭게 흐르는 압록강 하지만 국경을 지키는 북한군 초소 앞을 지날 땐 어쩔 수 없는 긴장이 몰려옵니다 황량한 땅에 깃발을 꽂는 북한 병사 붉은 바탕엔 ‘결사옹위’라는 단어가 선명합니다 뭍에 누워 휴식을 취하던 한 병사는 촬영 중인 취재진을 발견하고 갑자기 총구를 겨눕니다 녹취 "어, 총 쏜다 총 쏜다 " 강한 적개심을 내보였지만, 한적한 곳에 이르자 한 군인은 속내를 드러냅니다 녹취 북한 국경수비대원 : "돈 좀 달라 (돈 없어,) 돈 많아, 이 사람이 " 보트를 뭍에 가까이 대자 이런 일이 익숙한 듯, 노련한 흥정에 나섭니다 녹취 북한 국경수비대원 : "담배 뭐 달라? 얼마? (28위엔 ) 한 막대기(보루)? (응 ) 28위엔? 몇 개 가져올까? (10개 ) 10개? 알았어, 내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