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따라잡기] ‘가짜 부모’ 내세운 사기극…도 넘은 ‘역할 대행’
앵커 멘트 역할 대행 서비스 이제는 익숙한 용어죠 돈을 받고 결혼식 하객 같은 특정 역할을 대신해주는 일을 말하는 데요 이 역할 대행 서비스가 최근엔 각종 사기 범죄에 연루되는 경우가 늘고 있습니다 특히 결혼을 빙자해 상대방에게 돈을 뜯어내는 범죄에 이 역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가짜 부모 역할로 피해자를 감쪽같이 속이는 겁니다 최근에도 한 20대 여성이 역할 대행 서비스를 이용한 유부남에게 속아 1억 원을 날렸습니다 남성은 자신이 재벌가의 숨겨진 자제인 걸로 속였다고 하는데요 사건을 뉴스따라잡기에서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지난 16일, 강남의 한 식당에 경찰이 들이닥칩니다 녹취 “(긴급 체포한다니까요 ) 긴급이고 뭐고 영장을 보여줘요 영장 보여주라고요 ” 같은 자리에 있던 30대 남성도 경찰에 긴급 체포됩니다 결혼할 것처럼 속여 피해 여성에게 돈을 뜯어낸 혐의로 경찰이 35살 김 모 씨와 그의 부모를 체포하는 현장입니다 인터뷰 유명균(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일가족 사기꾼이다 그렇게 처음에 수사가 시작된 거예요 체포현장에서도 “얘 왜 그러느냐” 울면서 “경찰이 무슨 말이냐” (하며) 마치 자기 아들 걱정하듯이 (해서) 진짜 부모인 줄 알았죠 " 그런데! 경찰서로 도착한 부모의 태도는 급변했습니다 인터뷰 유명균(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잡혀오고 나서 (부모가) “나는 부모 아닙니다 알바입니다 알바 역할 대행해 준 알바입니다 " 부모는 이른바 ‘역할대행 업체’를 통해 돈을 받고 김 씨가 피해 여성을 속이는데 동참했던 겁니다 인터뷰 유명균(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여성한테 본인이 대학병원 의사이고, 재벌 혼외 외손자라고 (했어요) 6개월 정도 강남 지역의 가정학습지 교사로 (일했는데) 12년 전에 결혼해서 처하고 딸이 있습니다 " 김 씨 거짓말이 시작된 건, 지난 2013년 김 씨는 자신 소유도 아닌 리스 차량으로 한 외제차 동호회에 가입합니다 이후 김 씨는 동호회원들에게 자신이 미혼의 ‘대학 병원 의사’라고 속입니다 김 씨의 말을 믿고 한 회원이 김 씨에게 20대 여성을 소개해 줬는데요 김 씨는 여성에게 자신이 사실은 “재벌가 혼외 손자”라며 허무맹랑한 말을 꺼냅니다 하지만 여성의 눈에 비친 상황들은 김 씨를 대단한 집 안 사람처럼 느끼게 했습니다 인터뷰 유명균(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외제차도 번갈아가면서 바꿔 타고 오고, 외제차 그 운전기사가 내리며 (김 씨에게) 90도로 경례를 하면서 ‘도련님, 도련님’하니까 " 하지만 외제 차들은 모두 렌트 업체에서 빌린 차량 그런 김 씨를 철석같이 믿고 결혼 이야기가 나올 무렵 김 씨의 사기행각이 본색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그럴싸한 결혼 준비를 위해 김 씨가 생각해 낸 건, 다름 아닌 “역할대행 서비스”였습니다 인터뷰 유명균(서울 강남경찰서 지능범죄수사팀장) : "역할대행 사이트에서 가짜 어머니, 가짜 아버지를 섭외한 다음, 자기가 돈도 많고, 의사고 이런 내용을 여자한테 이야기해 줘라 " 가짜 부모는 돈을 받곤 김 씨의 시나리오에 따라 사기극에 동참합니다 녹취 가짜 아버지 역할 대행(음성변조) : "난 진짜 고통이 많은 사람이고, 제가 할 말이 없습니다 " 2년 동안 상견례를 비롯한 각종 만남에 김 씨는 가짜 부모를 모시고 나갑니다 결국, 결혼 날짜까지 잡게 되자, 여성은 예단비 5천만 원을 포함해 예물 시계 등 1억 원에 달하는 금품을 김 씨에게 건넵니다 여성은 부담됐지만, 그런 여성에게 김 씨는 자신이 강남에 40억 원짜리 신혼집을 샀다며 매매 계약서를 보여줬습니다 그런데 지난해 4월 결혼식 직전 김 씨는 갑자기 어머니가 미국에서 유방암 수술을 받아야 한다며 결혼식을 미루자고 합니다 그렇게 결혼이 한 차례 취소된 뒤 김 씨의 가짜 어머니는 직접 피해 여성 앞에 나타나 여성을 안심시킵니다 인터뷰 유명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