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IN] 돈 없어 감옥행?…'희망의 끈' 장발장 은행
[현장IN] 돈 없어 감옥행?…'희망의 끈' 장발장 은행 [명품리포트 맥] [앵커] 여기, 벌금 낼 돈이 없어 노역장을 택해야 하는 사람들에게 벌금을 빌려주는 은행이 있습니다 바로 장발장 은행인데요 따뜻한 온기가 만들어낸 기적일까요 한명 한명 대출금을 상환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습니다 송진원 기자가 현장IN에서 들여다봤습니다 [기자] 25살 이성준 씨(가명)는 할 수만 있다면 2년 전으로 시간을 되돌리고 싶습니다 PC방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던 중 손님이 놓고 간 지갑에 손을 댔다가 벌금 400만원을 선고받은 이 씨 무직자인 아버지와 단 둘이 살며 사실상 가장 역할을 했던 그는 벌금을 못 내 지명수배까지 됐습니다 그런 그에게 희망의 손을 내민 것은 '장발장 은행' [이성준(가명) / 장발장 은행 대출자] "어떻게 해야 하나 진짜 너무 고민이 많았어요 집에 제 이름으로 된 빚이 있어서 그거때문에 대출이 다른 데서 너무 어려운 상태여서 진짜 고민 많았었는데…" 빵 한 조각 훔친 죄로 19년간 감옥살이를 해야 했던 장발장 벌금 낼 돈이 없어 감옥을 가야하는 사람들 그렇습니다 장발장 은행은 현대판 장발장을 만들지 말자는 취지에서 설립됐습니다 그런데 이 은행, 보통 은행과 많이 다릅니다 이자도 없고 담보도 필요 없습니다 사람에 대한 신뢰만 있으면 된다고 하는데요 다만 대출 심사를 통해 정말 필요한 사람들에게만 돈을 빌려줍니다 대출심사위원회는 2∼3주에 한 번 이 곳 장발장 은행 사무실에서 열립니다 재원은 적고 신청자는 많다 보니 약 15% 정도 만이 대출을 받아가는데요 심사 과정에서 어떤 논의들이 이뤄지는지 보겠습니다 [현장음] "난 알아도 반대 (알아보는 것도 반대예요?) 불필요한 거지, 불필요한 거지 어차피…(변호사님이 이렇게 말하실 때는 까닭이 있을 테니까…법률전문가가…)" [홍세화 / 장발장 은행장] "이미 국가로부터 벌금형, 액수가 정해진 벌을 이미 받은 심판을 받은 분들이기 때문에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가보다 얼마나 상황이 어려운가에 초점을 주로 맞추고 있죠 " 소년소녀 가장, 미성년자 그렇습니다 사정이 특히 어려운 사람들은 우선 고려 대상이 됩니다 돈을 빌려주기 위해서는 이 은행에도 돈이 있어야 할텐데요 재원은 은행에 뜻을 함께하는 개인이나 단체의 기부금으로 마련됩니다 지난 3월 문을 연 이래 지금까지 4억3천900만원의 성금이 들어왔습니다 그렇게 모은 돈으로 258명의 장발장을 구치소 문턱에서 구제했습니다 돈을 빌려 일단 급한 불을 끈 사람들, 장발장을 면한 이들은 이후 어떤 모습을 보이고 있을까요 이번에 대출을 받게 된 택시기사 정창진 씨를 만나봤습니다 [정창진(가명) / 장발장 은행 대출자] "(앞으로 상환 계획은?) 작은 월급이지만 월급 중에 20만원씩 12개월 1년동안 꼬박꼬박 확실히 갚을거고요 다 갚은 후에 제가 단 1, 2만원 여유라도 있으면 저도 좋은 일에 보태고자 후원할 계획입니다 꼭 약속 지킬 것입니다 " 급한 불을 끈 뒤에는 돈을 갚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는 그저 기우였습니다 돈을 빌려갔던 사람들의 상환이 시작된 것입니다 장발장 은행의 내일이 밝은 이유이기도 하죠 [오창익 / 인권연대 사무국장] "사람만 믿고 돈을 빌려주는 것인데 그 분들이 갚겠냐라는 질문이 많았어요 저희가 손잡아 드렸을때 그 온기를 기억해주시는 것 같아서 굉장히 고맙게 생각하고요 " 지난 4년간 벌과금을 내지 못해 구치소에 수감된 사람은 매년 4만명에 이르는데요 올해도 7월까지 3만6천명이 넘는 사람이 벌금을 못내 노역장에 유치됐다고 합니다 이들을 모두 끌어안기에는 현실이 허락하지 않습니다 불필요한 감옥살이를 막을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없을까요 장발장 은행 측은 지금의 벌금제도를 조금은 손 볼 필요가 있다고 입을 뗐습니다 신용카드 결제도 할부도 가능한 벌금 상황에 따라선 벌금형에도 징역형처럼 집행유예를 도입해달라는 것입니다 굳이 노역장이 아니더라도 사회 봉사로 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