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일병시절 148 대대 ATT - 5 주간공격 (2사단, 노도부대, 32연대, 스키대대, 양구, 구암리, 연애골, 도솔산, 군대이야기, 군복무담, 비상훈련, 전술측정,)
나의 일병시절 148 대대 ATT 5 주간 공격 1981년 10월 29일 목요일 대대ATT 셋째 날 아침이 밝아오고 있었습니다 새벽 1시 반에 기상하여 곧바로 이어진 후반야 공격을 감행하여 목표를 탈취하고 내려와 주먹밥 하나로 아침 식사를 때운 우리는 그 위치에서 대기하며 다음 명령을 기다렸습니다 날이 밝은지가 한참이 되었어도 이름 모를 깊은 산골짜기에는 아직 햇살이 비쳐들지 않고 있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 산개하여 제각각 편한 자세로 자리를 잡고 누워 잠시나마 눈을 붙였습니다 야전 훈련과 행군이 익숙해지면서 체득한 지혜 한 가지가 있다면 짧은 시간이라도 틈만 나면 자는 것이 상책이라는 것입니다 ‘다음’이라는 기회는 우리에게 없었습니다 그저 작은 기회라도 찾아오면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세로 휴식을 취하는 것입니다 08시가 되자 소대별로 집합하라는 명령이 떨어졌습니다 그리고 곧바로 이동이 시작되었습니다 주간 공격이 시작된 것입니다 산자락에서 나온 우리는 가을 추수가 끝난 논을 가로질러 지나고 다시 개울을 건너 건너편 산으로 올라갔습니다 그리고 산의 8부 능선을 따라 한참을 갔습니다 별다른 상황은 없었지만 산세가 만만치 않아 전진하는데 애로가 많았습니다 한 시간 이상을 산악 행군을 하다가 산을 벗어나니 앞에 큰 개울이 보였습니다 알고 보니 그곳은 31연대 4대대 사단신병교육대 앞을 흐르는 서천 강물이었습니다 우리는 광치검문소와 신병교육대 중간 쯤 되는 지점에서 도강하여 논두렁에 은폐하여 휴식을 취했습니다 시간은 오전 10시가 다 되어가고 있었습니다 잠시의 휴식을 마치고 도로로 나왔습니다 우리가 늘 다니는 광치령에서 용하리에 이르는 길이었습니다 평지로 나와서 걸으니 살 것 같았습니다 사단 신병교육대 앞을 지나 용하리에서 양구터널 방면으로 좌회전하여 31연대 앞을 지났습니다 별다른 상황은 주어지지 않았고 행군 속도는 거의 반구보에 가까운 속보였습니다 31연대를 지나 청리에서 다시 좌측 싸가지골로 오르는 소롯길로 접어들어 조금 가다가 이번에는 우측으로 작은 길을 중심으로 좌우 산개하여 전술적 이동을 하며 논을 가로질러 건너갔습니다 논 건너편으로는 야산이 있었는데 그곳이 학수초등학교 뒷산이었고 바로 이곳이 우리의 중간목표였습니다 우리는 와지선에 붙어 주간 공격 형태로 산개하여 동시에 공격하기로 했습니다 중대장은 이곳은 우리의 최종 목표가 아닌 중간목표였기 때문인지 별다른 작전 없이 그대로 동시에 공격해 올라가라고 한 것입니다 공격은 싱겁게 끝났습니다 저항하는 적이 있는 것도 아니고 기관총이 후방지원 하는 것도 아니어서 몇몇 소총수의 함성과 공포탄 몇발 쏘는 것으로 공격은 마무리 되었습니다 우리 중대가 예비대이기 때문에 주공을 펼치는 9중대와 10중대를 지원하는 임무인 것 같았습니다 9중대와 10중대는 어디서 어떤 작전을 하고 있는지 우리들은 전혀 알 수가 없었습니다 배가 무척 고팠습니다 새벽 1시 반에 일어나서 후반야 공격을 하고 아침 식사로 주먹밥 하나만 먹었기 때문입니다 정말 다리에 힘이 풀리고 입에서 단내가 날 지경이었습니다 우리는 중간 목표를 탈취하고 그곳에서 싸가지고 온 주먹밥으로 점심을 먹었습니다 참으로 가장 힘들게 공격하는 날 주먹밥 두 개로 아침과 점심 식사를 때운다고 생각하니 야속한 생각이 들었습니다 거기다 군장을 숙영지에 두고 와서 훈련 전에 준비해 온 간식조차 없었습니다 그래도 ‘시장이 반찬’이라고 시커멓고 차디찬 주먹밥에 짜디 짠 염장무 몇 조각으로 먹는데도 배부르게 먹지 못하는 것이 안타까웠습니다 아침에는 싸늘했던 날씨가 한낮이 되면서 기온이 점점 올라 이제는 땀으로 온 몸이 젖을 정도였습니다 우리는 식사를 마치고 나무 그늘을 의지해서 휴식을 취했습니다 그러나 그것도 잠시, 다시 집합 명령이 떨어졌고 우리는 다시 주간공격을 이어가야 했습니다 두무동 고개를 향해 계속 올라가다가 어느 지점에서 우측으로 산등성이로 올라갔습니다 또다시 산악 행군이 시작된 것입니다 급경사 산길을 나무뿌리 풀뿌리를 부여잡고 기어오르다시피 올라야 했습니다 산등성이에 올라 우리는 계속 능선을 따라 이동을 했습니다 마침내 우리의 주간공격 목표가 눈에 들어왔습니다 중대장은 1소대와 2소대로 좌측과 우측을 치게 하고 화기소대를 후방 지원, 3소대와 지원 병력을 중앙에 배치하여 공격토록 했습니다 우리 기관총 분대는 각 공격 부대의 후방으로 이동하여 삼각대를 설치하여 지원할 준비를 갖추고 중대장의 공격명령만 기다렸습니다 마침내 공격 명령이 떨어지고 먼저 우리 기관총들의 지원 사격이 시작되었습니다 야간공격과 주간공격에서 우리 기관총의 운용방식이 다릅니다 기도비닉이 요구되는 야간공격에서는 소총수들이 최대한 적 방어선에 접근하여 공격을 개시하면 지원사격을 합니다 그러나 모든 상황이 감제되는 주간공격에서는 기관총이 먼저 엄호사격을 함으로 소총수들의 공격을 돕는 것입니다 가지고 온 공포탄들을 거의 다 썼습니다 소총수들의 공격이 시작되고 목표 탈취는 오래지 않아 완료 되었습니다 우리가 탈취한 공격목표는 바로 양구터널 위쪽 산자락이었습니다 우리는 공격을 완료한 뒤에 다시 다음 명령을 기다리며 휴식을 취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