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 SNS 속 내 사진을 지워줘요! [뉴스브릿지] / EBS뉴스 2024. 02. 16

[EBS 뉴스] 서현아 앵커 온라인 플랫폼이 발달하면서 SNS에 자녀의 일상이 담긴 사진이나 동영상 올리는 부모들 적지 않은데요 정부가 올해 아동청소년의 초상권 보호를 위해 관련법 제정을 준비 중이라고 합니다 박은선 변호사와 이야기 나눠봅니다 어서 오세요 그런데 이 내 자녀의 사진을 내가 내 SNS에 올리는 게 무슨 법적인 문제가 될까 하는 의견도 있을 수 있는데 어떤 문제가 있는 겁니까? 박은선 변호사 저도 제 카카오톡 프로필이나 아니면 페이스북 이런 곳에 저희 아이들 사진이나 영상이 좀 있었는데 오늘 나오기 전에 좀 정리를 하고 나온 그런 측면이 있습니다 이렇게 자녀의 일상생활 사진이나 영상을 SNS에 올리는 행위를 '쉐어런팅'이라고도 하는데요 쉐어(share)와 부모(parents)의 합성어로 영국 가디언즈가 먼저 사용한 신조어입니다 이렇게 신조어도 있을 만큼 SNS와 그다음에 스마트폰이 발달을 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이런 행위가 늘고 있습니다 그런데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을 온라인 공간에 게시하는 것에는 두 가지 정도의 문제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범죄에 악용될 우려가 있습니다 자녀의 사진과 그다음에 주거지 학교 이런 정보들이 노출이 되면 유괴 위험이 있는 거죠 또는 소아성애자에게 그 사진이 악용될 수도 있습니다 두 번째는 이런 범죄 위험이 없더라도 그 당사자 아동이 이를 초상권이나 개인정보 침해 등으로 인식할 수 있다는 점이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정말 우리나라뿐이 아니라 전 세계의 문제로 확산이 되고 있는데 그렇다면 양육자가 본인 동의 없이 아동청소년 사진이나 영상을 올리는 게 구체적으로 어떤 권리를 침해하는 겁니까? 박은선 변호사 초상권 침해나 명예훼손 문제 등을 생각해 볼 수 있는데요 초상권이란 헌법상 인격권의 하나입니다 자신의 얼굴이나 기타 사회통념상 특정인으로 특정할 수 있는 그러한 것을 함부로 촬영하고 공포할 수 없는 그런 권리를 말합니다 우리 현행법 체계에서는 명예훼손에까지 이르지 않는다면 초상권 침해 그 자체를 형사처벌하지는 않고 있습니다 다만 불법 행위로 보고 손해배상 청구를 할 수는 있습니다 다른 나라 같은 경우에는 이런 제재와 분쟁이 늘고 있는데 캐나다에서는 2016년에 한 소년이 자신의 어린 시절 아기 때 나체 사진을 동의 없이 SNS에 올렸다면서 부모님을 상대로 무려 3억 4천만 원의 손해배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했습니다 또 프랑스에서는 형사처벌까지 하는데요 프랑스에서는 부모가 자녀 동의 없이 SNS에 사진을 올리면 최대 징역 1년 약 6천만 원 정도의 벌금형까지 처해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프랑스에서는 지난해에는 부모 중 1명이 자녀의 사진을 상대방의 동의 없이 올리는 경우에는 법원이 이 사진 게시를 중지할 수도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부모에게 3억이 넘게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참 충격적으로 다가오는데요 그렇다 해도 이 문제에 대해서 형사처벌까지 하는 건 너무한 게 아니냐 이런 의견도 나올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박은선 변호사 부모의 눈에는 한없이 사랑스럽지만 자녀에게는 수치심이 될 수 있고 또 이제 침해로 인식할 수도 있습니다 초상권의 주체는 모든 사람입니다 모든 사람인데 당연히 아동 청소년도 포함이 되겠죠 최근에는 방송에서 미성년자의 일상에 노출이 되면서 좀 부작용들이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는데요 예를 들면 2022년에 MBC의 한 프로그램에서 재혼 가정이 이제 소개가 됐습니다 그런데 아빠가 7살 의붓딸과 놀아주는 과정에서 엉덩이를 손가락으로 찌르는 이른바 주사 놀이를 하는 장면이 영상으로 나왔는데 시청자들이 성추행 의혹을 제기를 했죠 그래서 실제로 이후에 아빠는 성추행 혐의로 수사를 받았고 그 가정은 부모님은 이제 이혼을 했습니다 그런데 이 과정에서 이 아동에 관한 영상이 계속 유포가 되면서 성추행 피해 아동이라는 낙인이 찍혀버린 거죠 이렇게 미성년 자녀의 일상이 요즘 방송을 통해서 여과없이 노출이 되고 있는데 이럴 때 어떤 알몸으로 목욕을 하는 사진이라든지 아니면 굉장히 거친 문제행동을 일으키는 그런 사진, 영상 이런 것들이 막 유포가 되면서 그 아동의 권리를 침해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서현아 앵커 부작용도 상당한 상황이지만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아직까지는 이런 행위들을 문제 삼을 수 있는 근거 규정이 없다고요 박은선 변호사 네, 지난해 12월에 세이브더칠드런이 전국에서 10세에서 18세까지의 아동청소년 1천 명을 대상으로 디지털 환경에서의 아동보호라는 제목으로 설문조사를 했는데요 이 결과를 보면 응답 아동 청소년의 85 5%는 아동의 잊혀질 권리를 법으로 보장하는 것에 찬성한다고 답했습니다 그리고 97 7%는 다른 사람이 동의 없이 낼 사진이나 이런 것을 게시하면 삭제나 수정을 요청하겠다고 답했습니다 아동청소년 대부분은 자신의 동의를 받지 않고 자신의 사진이나 영상이 게시되는 것을 원치 않고 또 관련한 삭제를 바라고 있는 거죠 이런 여론을 반영해서 현재 진행 중인 것이 바로 가칭 '아동청소년 개인정보 보호법'입니다 정부는 올해 안으로 이를 제정한다는 그런 방침을 세우고 있는데요 이 법의 핵심은 한마디로 '엄마 아빠 내 사진을 지워줘'입니다 아동청소년의 권리가 직접 규정되어 있는 것이 굉장히 중요합니다 해당 개정안이 통과가 되면 아동청소년은 부모가 올린 사진이나 영상의 삭제를 요청할 수가 있습니다 나아가서 학창 시절에 본인이 올린 글 또는 어떤 학교폭력 가해 학생이 자신에 대해서 올린 글 이런 것들의 삭제도 요청할 수 있게 됩니다 서현아 앵커 무심코 공유한 자녀의 사진이나 영상이 예상치 못한 부작용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만큼 법은 물론 의식의 변화도 필요할 것 같습니다 변호사님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