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념의 한명숙 구하기 [신동욱 앵커의 시선]
청도 운문사 옛 대웅전 천장에 용처럼 생긴 시렁이 걸려 있습니다 중생을 태우고 극락으로 가는 배, 반야용선을 상징하는 용가입니다 그런데 종을 울리는 줄에 뭐가 매달려 있습니다 동자의 모습을 한 악착보살입니다 뒤늦게 오는 바람에 반야용선을 놓쳤다가, 배에서 던져준 밧줄에 악착같이 매달려 극락에 갔다는 보살이지요 이 보살은 얼마나 다급했던지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고, 셋씩 줄줄이 매달리기도 합니다 시험에 악착같이 붙어라는 합격기원 볼펜에도 등장합니다 이판사판, 야단법석처럼 악착도 불교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그 악착에서 나온 순우리말이 억척입니다 어떤 어려움에도 굴하지 않고, 이판사판 모질고 끈덕지게 매달리는 것을 가리키지요 알고 보면, 마지막 한 사람까지 기필코 구제하겠다는 불교의 자비가 담겨 있어서, 지성이면 감천이라는 말하고도 통합니다 박범계 법무장관이 수사지휘권을 발동해,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사건과 관련한 위증의혹의 기소여부를 판단하라고 대검에 지시했습니다 한 전 총리를 수사했던 검사가 위증을 강요했다는 의혹을 다시 살펴보라는 겁니다 이 의혹은, 지난해 추미애 전 장관이 지휘권을 발동해 재조사를 지시했던 사안입니다 추 전 장관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 산하 인권감독관실에서 무혐의 결론을 내렸고 대검도 윤석열 총장 퇴임 직후인 지난 5일 무혐의 처분을 결정했습니다 그런데 2주도 안 돼 박 장관이 이 문제를 다시 들고나온 겁니다 한 전 총리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열세 명 모두가 유죄라고 판단했습니다 받은 돈 중에 1억 원 수표를 한 전 총리 동생이 전셋돈으로 쓴 사실이 결정적 증거가 됐습니다 그런데 한 전 총리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역사는 2015년 8월 20일을 결백한 사람에게 유죄를 선고한 날로 기록할 것입니다 " 당시 새정치민주연합 대표였던 문재인 대통령 얘기도 들어보시지요 "정의에 대한 유죄판결, 진실에 대한 유죄판결입니다" 그리고 민주당은 지난 총선에서 수퍼 여당이 되자마자 "한 전 총리는 강압수사와 사법농단의 피해자"라며 판결 뒤집기에 나섰습니다 악착 보살도 혀를 내두를 굳은 의지, 끈질긴 집념이고, 비 올 때까지 제사를 지내는 '인디언 기우제'도 떠올리게 합니다 지성이면 감천이라는데 이러다 정말 비가 내리는 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3월 18일 앵커의 시선은 '집념의 한명숙 구하기' 였습니다 [Ch 19] 사실을 보고 진실을 말합니다 👍🏻 공식 홈페이지 👍🏻 공식 페이스북 👍🏻 공식 트위터 * 뉴스제보 : 이메일(tvchosun@chosun com), 카카오톡(tv조선제보), 전화(1661-0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