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민 목사의 읽어주는 감성서신 #68] 못생긴 사람이 누리는 행복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라는 말이 있다 잘 생긴 나무는 일찍 나무꾼의 눈에 띄어 크기도 전에 잘리고 만다 그러나 못 생긴 나무는 못생긴 덕분에 산을 지킨다 그래서 못생긴 나무가 굵은 나무가 된다 대기만성을 비유한 말임에 틀림이 없다 어릴 적에 나는 무척 약하게 태어났다 첫 돌을 맞았을 때 찍은 사진을 보면 발가벗은 모습이다 설사를 계속하는 바람에 발가벗긴 채 사진을 찍은 것이다 어린 시절 키는 작았고, 얼굴은 못생겼었다 코는 작아서 빈대 코였다 못생긴 내 빈대 코를 바라보시는 어머니의 눈길은 애처로우셨다 어머니는 나의 못생긴 코를 만지실 때마다 안타까워 하셨다 그래서 나는 겨울을 좋아했다 겨울에는 마스크를 쓸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성장하는 과정에서 못생기고 나약해 보이는 내게 관심을 가져 준 사람은 많지 않았다 그래서 학교에서 분단장을 해 본 경험도 없다 대학에 다닐 적에도 지도력과 관계되는 일을 맡아 본 적이 별로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작게 생각하며 살았던 나는, 큰 사람과 잘생긴 사람들을 보면, 부러움을 넘어 무서웠다 거인공포증을 갖고 살았다 유명하고, 훌륭한 사람들 앞에서는 말을 더듬곤 했다 미국에서 생활하던 처음 15년은 정말 잊혀진 존재로 살았다 못생긴 사람이 갖는 열등의식, 고독 그리고 슬픈 마음을 갖고 살았다 그런데 지금 돌이켜 보면 못생긴 것이 축복이다 나는 못생겼기에 예수님을 만났다 이사야 53장을 읽다가 예수님은 고운 모양도 없고, 풍채도 없고, 흠모할만한 아름다움이 없는 외모를 가지셨음을 알게 되었다 바울의 생애를 연구하다가 그의 코는 매부리 코였고, 키는 작았고, 다리는 안짱다리에, 연약한 육체의 소유자 였음을 알게 되었다 그날 이후로 나는 예수님과 바울도 외모가 아름답지 않았다면, 외모의 문제를 초월하기로 선택하고 결정했다 변화할 수 없는 것은 받아들이고, 변화할 수 있는 것에 주력하기로 했다 약점에서 자유로워지기로 선택했다 질그릇에 보배를 담듯이, 나의 연약한 그릇 안에 하나님이 담아 주신 예수님을 의지하면서 살기로 했다 나는 예수님의 생명 안에서 모든 가능성을 발견했다 못생긴 사람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이 있다면, 못생긴 자신 때문에 서러워하지 말라 오히려 감사하라 못생긴 것이 행복임을 알라 못생긴 사람들의 고통을 이해할 수 있는 사람이 된 것만으로도 감사하라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키듯이 성실을 무기로 삼고, 조용히 실력을 쌓도록 하라 나는 오늘도 못생긴 나무처럼 살아간다 못생긴 사람들이여, 우리 함께 못생긴 나무가 산을 지킨다는 사실을 기억하며 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