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릿골_詩 홍계숙(낭송 이온겸)

나릿골_詩 홍계숙(낭송 이온겸)

나릿골 시 홍계숙 낭송 이온겸 정라항 연진안과 벽 너머 사이, 바다를 향해 우두커니 서 있는 언덕의 어깨에 기다림을 얹는다 마당 없는 집들과 가파른 골목 시멘트 블록 담벼락과 좁다란 텃밭 위로, 오랜 시간이 관목 숲 지붕을 얹었다 한 줄로 고요를 긋는 수평선 달빛이 물의 창문을 열면 언덕에 기록된 시간들이 나루에 몸을 풀어놓는다 일렁이는 저 불빛의 절반은 짜디짠 그리움이다 먼 바다에서 돌아오지 않는 바람이, 파도로 밀려와 모래 안쪽으로 걸어간 발자국들이 하얀 깃털로 흩어진다 돌아서기 위해 끝없이 부딪치고 철썩이며 아침은 붉게 붉게 피어난다 햇살이 언덕의 이마에 불을 당기면 반짝이며 창문들이 깨어나고 밤을 지새운 바다는 충혈 된 눈을 비빈다 우두커니는 창의 모서리를 놓지 못하는 말, 바다는 얼마나 많은 강물을 품고 저리 뒤척이는 걸까 나루에 정박하지 못한 아침이 그늘 한 점 없이 푸르다 Track : Sakura Romance Music by 브금대통령 Music provided by 브금대통령 Watch : 영상원본 드론기행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