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카소의 달_詩 홍계숙(낭송 이온겸)
피카소의 달 시_ 홍계숙 낭송_ 이온겸 울음에 웃음을 덧대어 조각달이 뜬다 웃음은 가깝고도 멀어 달은 모로 누워도 정면의 얼굴을 훤히 보여주는데 달빛이 쏟아놓은 개망초, 수북한 꽃술을 떠먹으면 잠을 버린 눈알처럼 입안이 까끌거리던 저녁을 갈무리하면 허기가 달무리 지고 울다가도 웃는 저 달 웃음과 울음에 유실된 기억의 모래 알갱이들 그 곁으로 강물이 흐른다 유성이 쏟아지던 아비뇽 웃음과 울음은 슬픔의 다른 이름이다 해와 달 사이 달과 달 사이 물결의 힘으로도 어찌할 수 없는 어떤 풍경은 거꾸로 걸어놓아도 슬픔의 체위가 바뀌지 않는다 영정사진을 찍던 날 가슴속 돌덩이 꺼내지 못한 엄마는 자, 웃어요 입꼬리를 골고다 언덕으로 끌어올리려 무던히 애를 썼는데 눈꼬리를 끌어당기는 시간의 무게에 볼우물은 메말라 달은 자꾸 구겨지고 이제 벽에 걸린 엄마는 웃음과 울음이 서로 마주보며 꾹꾹 울음을 웃는다 웃음을 울고 있다 배경음악 When I was Young Music by 랩소디 📖시집『다정한 간격』(피스타치오 개정판), 2020 10 31, 책나무 #피카소 #시 #모과의詩건축학 #다정한간격 #홍계숙 #피카소의달